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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기후악당’ 伊전력기업 에넬,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탈바꿈

입력 2022-01-24 03:00업데이트 2022-01-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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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성장 ‘넷 포지티브’]
“2030년 모든 석탄발전소 폐쇄, 신재생에너지 95조원 투자” 밝혀
석유기업 엑손모빌도 변신 나서… ‘2050년 탄소 순매출 제로’ 선언
“에너지 대전환 속에서 당신의 기업은 불사조가 될 겁니까, 아니면 (변화에 적응 못 해 멸종한) 도도새가 될 겁니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투자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최근 발송한 연례서한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그는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 세계로의 전환은 모든 기업과 산업에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앞장설 것이냐, 끌려갈 것이냐”고 물었다.

블랙록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비롯한 ‘지속가능성’에 집중하는 것은 환경주의자여서가 아니라 자본주의자이자 고객을 위해 일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핑크 회장은 “지금처럼 전 세계가 밀접하게 연결된 상황에서 기업이 주주에게 장기적인 가치를 제공하려면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해 가치를 창출하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그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전력기업 에넬은 지속가능성 요구에 선제 대응한 모범사례로 꼽힌다. 석탄발전 중심 사업모델을 갖추고 있던 에넬은 오랫동안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에 공공의 적이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본사 앞으로 몰려가 “재생 가능한 에너지에 투자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기후악당’으로 불리던 에넬은 2014년 재생에너지 전문가 프란체스코 스타라체 CEO 취임을 계기로 변신했다. 재생에너지 중심 발전 포트폴리오를 마련한 스타라체 CEO는 2017년 5월 주주총회에서 “2030년까지 모든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2년 전 에넬은 향후 10년 동안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700억 유로(약 95조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하면서 에넬은 각종 ESG 평가지표에서 최근 수년 동안 단골 우수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스타라체 CEO는 “우리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에너지 전환을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 환경 그리고 사회 전체와 조화를 이루는 것을 앞으로도 중요한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변화에 저항하던 전통 기업들 가운데에서도 변신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달 18일(현지 시간) 거대 석유기업인 엑손모빌은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을 제로(0)로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석유 제품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엑손모빌 주주들은 지난해 5월 주주총회에서 이사 3명을 교체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엑손모빌의 소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비판했고, 기관투자가들의 지지를 받아 이사회에 3명의 이사를 진출시킨 것이다. 그 뒤 엑손모빌은 6년간 탄소배출 감축에 150억 달러(약 18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스티븐 강 삼일PwC ESG 플랫폼 리더는 “이제 ESG는 마지못해 구색 맞추기 식으로 챙길 이슈가 아니라 기업 전략의 핵심 축으로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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