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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MZ세대 ‘언택트 연말’… 온라인 트리에 쪽지, 랜선 마니토에 선물

입력 2021-12-29 03:00업데이트 2021-12-29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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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강화에 비대면 놀이 즐겨… SNS 덕담 나누고 선물 주고받아
친구들이 트리에 메시지 남기면 본인만 열어보는 웹페이지 인기
매일 선물 꺼내볼 수 있는 달력도… “코로나 끝나도 비대면 소통 계속”
성탄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온라인 트리. 김연아 양 제공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김요섭 씨(29)는 최근 연말을 맞아 인스타그램으로 ‘무물(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놀이를 했다. 인스타그램의 스토리(24시간 내에 사라지는 게시물)에 ‘올 한 해 나는 당신에게 어떤 사람이었나요’라는 질문을 던진 것. 수년간 연락이 뜸했던 동창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로 못 만났던 사촌까지 하루 동안 40명이 넘는 인친(인스타 친구)이 덕담을 남겼다. 김 씨는 “뭉클한 내용까지 있어서 화면을 통째로 캡처해놨다”며 “온라인 덕담들을 나중에 힘들 때마다 열어보고 좋은 기운을 받으려 한다”고 했다.

○ 온라인 트리에 랜선 마니토까지… 연말 신풍속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올해 두 번째로 맞는 연말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줌 회식’ 등 화상으로 모임을 하는 정도였다면, 올해는 온라인으로 신년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비(非)대면 위주의 다양한 ‘신(新)풍속도’가 펼쳐지고 있다.

초등학생 김연아 양(11)은 연말 친구들과의 파자마 파티(잠옷을 입고 친구 집에서 자는 파티)를 ‘컬러마이트리’로 대체했다. 이는 온라인으로 만든 자신만의 성탄트리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로 공유할 수 있는 웹페이지. 링크를 접한 사람들은 트리 장식마다 메시지를 남길 수 있고 트리 주인만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총 208만여 개의 트리에 2900만여 개의 메시지가 오갔다. 김 양은 “온라인으로 노는 게 익숙해진 데다 트리를 내 마음대로 꾸밀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회사원 박모 씨(33)는 같은 팀 동료에게 2주째 몰래 선물을 챙겨주는 ‘랜선 마니토(비밀친구)’를 하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시크릿산타’를 활용해 모바일로 마니토를 선정하고, 동료가 재택근무 등으로 자리를 비운 시기에 맞춰 몰래 자리에 선물을 갖다놓는다. 그는 “마니토 결과는 화상채팅으로 ‘줌술’(줌에서 각자 술 마시는 것)을 하며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달력 속 선물 뜯고 일기 쓰며 기다리는 기념일
국내에서 다소 생소한 ‘어드벤트 캘린더’(크리스마스까지 남은 한 달간 매일 선물을 꺼내볼 수 있는 이색 달력)도 확산되고 있다. 원래 기독교 기반 국가에서 어린이에게 주는 연말 선물이 국내에서는 지루한 집콕 생활을 하며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 이들에게 인기다. 주부 임수연 씨(35)는 지난달 레고 장난감이 들어있는 어드벤트 캘린더를 해외 직구했다. 그는 “아이와 집에서 조용히 연말 분위기를 내려고 처음 사봤다”고 했다.

블로그나 브이로그에 크리스마스 한 달 전을 손꼽아 기다리며 일지를 올리는 ‘블로그마스’도 활발해졌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문모 씨(25·여)는 올해 크리스마스 쿠키를 만드는 후기 등을 블로그에 올렸다. 문 씨는 “블로그에 댓글을 다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외롭지 않은 연말을 보낼 수 있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비대면 연말 나기가 확산되는 이유로 서로 연결되고 싶은 욕구를 꼽는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직접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온라인으로라도 소통하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라며 “한번 자리 잡은 비대면 소통 방식은 코로나19가 종식된 연말연시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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