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6개국에 심은 K농업 활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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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유통 등 통계정보 관리 NAIS
시스템 구축-실무자 교육 진행
정보 등록 방문자 수 21배 급증

베트남 현지에서 NAIS 시스템을 기반으로 쌀을 운반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베트남 현지에서 NAIS 시스템을 기반으로 쌀을 운반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한국 농산물이 좋은 품질로 해외에서 각광받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렇게 해외에서 이름을 떨치는 것이 또 있다. 바로 한국의 농업 ‘기술’이다.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에 근무하는 추디엠항 씨는 몇 년 전만 해도 전국에서 밀려드는 농업 생산성·비용·품질 관련 정보를 관리하느라 골머리를 앓았다. 그는 “62개 행정구역의 정보를 취합하려면 각 지역에 2명씩 있는 통계담당자가 손으로 작성한 내용을 전화나 팩스로 전달받아야 했다”며 “자료 정리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실수도 반복됐다”고 그동안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런 문제는 2016년 한국 농림축산식품부와 머리를 맞대면서 해결됐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한국이 ‘국가농식품정보시스템(NAIS)’을 지원하자 쌀 생산·유통을 아우르는 농업통계 정보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베트남은 NAIS 시스템 가동으로 40여 개 품목의 생산·재고·유통·수출입 정보를 현장에서 모바일로 입력하면 중앙시스템에 데이터가 곧바로 축적된다. NAIS 구축 이후 2020년 초에 쌀 재고량 급감 상황을 빠르게 파악해 쌀 수출을 일시 제한하면서 쌀 부족 위기 상황을 사전에 대처할 수 있었다. 추디엠항 씨는 “NAIS 시스템의 대국민 개방으로 농업인과 유통업자들이 농산물 가격·유통 정보에 접근이 가능해지며 국민의 정보 격차가 해소되는 성과까지 얻었다”며 기뻐했다.

한국은 국제농업협력 사업인 ‘아세안 +3 식량안보정보시스템(AFSIS) 협력사업’으로 2014년부터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6개국에 NAIS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2026년까지 △시스템 구축 △시스템 고도화 △생산예측 시범사업 등 3단계로 이어지는 NAIS 구축 및 실무자 교육이 진행 중이다.

한국으로부터 NAIS 시스템을 지원 받는 6개국은 모두 농업 중심 국가들이다. 2016년부터 NAIS를 구축한 베트남은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간 통계 행정 전산화를 필두로 서버, PC, 태블릿 등의 기자재를 제공 받았고, 수작업에 익숙한 전국의 통계담당자 117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시스템 활용 기술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졌다. 이 덕분에 베트남의 NAIS 정보 등록 건수는 2019년 1664건에서 2020년 3974건으로 140% 증가했다. 같은 기간 NAIS 시스템 방문자 수는 250%(2019년 396명, 2020년 1384명) 늘었다. 아세안 6개국 전체로 보면 NAIS 정보 등록 건수와 방문자 수는 각각 214%, 2116% 증가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낳았다.

이런 성과를 낳은 한국의 AFSIS 협력사업은 9월 국내 농업 분야 최초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공부문 혁신사례로 선정됐다. 한국 농식품부 관계자는 “팬데믹,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식량안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지금 시점에 K농업이 NAIS 시스템 구축 지원을 통해 개도국들에 희망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k농업#한국농산물#nais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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