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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오미크론에 발목잡힌 정유업계… 정제 마진 손익분기점 아래로

입력 2021-11-30 03:00업데이트 2021-11-3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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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넷째주 3.0달러… 한달새 62.5%↓
실적 회복세에 접어들던 정유업계가 연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발목이 잡혔다. 대표적인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이 이달 들어 4주 연속으로 하락하다가 결국 손익분기점 아래로까지 내려갔고, 각국서 봉쇄가 다시 강화되고 있어 당분간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배럴당 7, 8달러 수준을 오가던 싱가포르복합정제마진은 이달 초부터 상승세가 꺾이더니 오미크론 확산 우려가 본격화된 이달 넷째 주 들어 평균 3.0달러까지 내려갔다. 지난달 넷째 주(8.0달러)와 비교하면 정제마진이 불과 한 달 만에 62.5% 감소한 것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가와 수송비 등을 뺀 마진을 뜻한다. 정유사 수익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통상 4, 5달러 선부터 정유사에 수익이 발생한다.

정유업체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지난해 4조 원에 이르는 적자로 사상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유가가 상승하고 재고 이익이 늘어난 덕분에 차츰 회복돼 왔다. 석유제품 수요 또한 늘면서 7월까지 1, 2달러 수준을 오가던 정제마진은 8월부터 점차 높아졌다.

지난달 말 주요 증권사들은 정제마진이 내년 1월까지 배럴당 10달러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단계적 일상회복 기조에 따라 차량 및 항공기를 통한 이동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산업시설 가동률이 늘고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 휘발유 재고량이 부족해진 것도 이유로 꼽혔다.

그러나 이달 들어 중국 정부가 석유제품 수출 물량을 늘리면서 정제마진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국 정부는 석유산업을 대형화하고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중소형 정유업체(티팟) 수출 물량을 감축하는 방식으로 규제했다. 그러나 이달 초 휘발유 23만 t을 비롯해 총 100만 t 추가 수출을 허용하자마자 정제마진도 낮아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국경 통제 흐름이 강화되자 석유제품 사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 시 연말 소비 위축과 여행객 감소 등의 영향이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전망은 국제 유가에도 반영됐다. 26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3.04% 하락한 배럴당 68.17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후 29일 재개된 장에서 70달러 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아 업계가 장기 계획을 짜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 선진국에서 석유제품 수요가 견고하고 제품 재고량은 많지 않아 업황이 개선될 여지가 크다고 봤는데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 소비 위축 영향이 얼마나 장기화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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