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비 내년에도 오르나…CJ대한통운 1월부터 50~1000원 ↑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23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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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5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택배 집하장 모습. 뉴스1
지난 10월 15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택배 집하장 모습. 뉴스1
택배 물동량이 내년에도 큰 폭으로 늘 전망인 가운데 택배사들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택배비(운임)를 인상할 계획을 내비치고 있다. 기업, 소상공인 등의 물류비 부담 및 원가 인상 압박이 돼 결과적으로 소비자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택배사들은 늘어나는 물동량 처리를 위해 인력 확충과 물류 설비 자동화 등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해 택배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23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기업고객 대상 운임을 내년 1월 50~1000원 인상할 계획이다. 택배물품 크기에 따라 각기 다른 인상폭을 적용할 예정이다. 다만 대부분 물품의 운임은 50~100원 정도 오르고 일부 물량만 100원 이상 인상 폭이 적용된다는 게 CJ대한통운 측 설명이다. 기업고객 대상 택배는 홈쇼핑, 대형 쇼핑몰 등 택배수요가 많은 기업이 이용하는 택배 서비스다.

CJ대한통운은 올해 3월에도 기업고객 운임을 250원 올린 바 있어 기업 및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CJ대한통운 측은 “인상되는 운임은 택배 근로자의 근로여건 개선, 첨단 기술 도입과 물류 서비스 개선을 위한 투자에 쓸 것”이라며 “개인고객 운임은 동결하고 기업고객 택배비의 내년 추가 인상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택배업계는 올해 기업고객 운임을 올린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로젠택배 등도 내년 택배비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택배사들은 급증하는 택배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인력 및 장비 투입에 투자가 필요해 운임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22년 교통·물류·항공 전망’에 따르면 내년 택배 물동량은 올해보다 18.3%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연간 물동량은 지난해보다 10.6%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태형 한국교통연구원 물류연구본부장은 “소비자들이 코로나19 사태 속 생활물류(택배)의 편리함을 경험했다. 코로나19 후에도 생활물류 시장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 항공 등 국제 물류비와 도로 및 철도운송 등 광역 간의 물류비 증가도 운임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택배를 비롯한 물류비 증가가 계속되면 결국 최종 구매자인 소비자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내년에 운임 인상이 이뤄져도 당장 물동량 처리 능력이 획기적으로 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택배사와 근로자 측 과로사 대책위가 올해 6월 체결한 사회적 합의에 따라 택배사들은 물품 분류 전담 인력을 업체별로 수천 명 가량 확보해야 하지만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품 자동 분류기, 로봇과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물류 자동화 체계는 본격 가동이 2023년 이후로 예정돼 있다. 늘어나는 물동량만큼 인력 충원이 제 때 되지 않으면서 업무량 증가로 인한 근로여건 악화를 이유로 택배기사의 임금 상승 압박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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