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도 ‘취향 마케팅’… “캠핑용 TV” 입소문에 판매량 4배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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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선택 기준서 취향 비중 커져… 1인용 TV 캠핑장서 인기 끌자
없던 전용가방 발빠르게 내놔… 홈가드닝족-게이밍족 겨냥 제품도
취향 만족 위해 전자-패션 협업 확산

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의 LG전자 부스. 휴대가 가능한 디스플레이 룸앤TV 등을 활용해 캠핑 
콘셉트로 조성했다. LG전자 제공
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의 LG전자 부스. 휴대가 가능한 디스플레이 룸앤TV 등을 활용해 캠핑 콘셉트로 조성했다. LG전자 제공
전자업계에서 ‘취향 마케팅’이 화두다. 소비자들이 가전, TV, 노트북, 스마트폰 등을 선택할 때 과거에는 ‘얼마나 성능이 좋은지’ ‘가격 대비 성능이 괜찮은지’ 등을 봤다면 요즘은 ‘내 취향에 얼마나 맞는지’를 더 보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를 기본으로 두고 디자인, 특정 기능 유무 등 자신의 취향과 맞는 제품에 더 큰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뒤늦게 인기를 누리는 제품이 발굴되기도 하고 기업이 마케팅 전략을 수정하기도 한다. 가요계에서 종종 나타나는 ‘차트 역주행’을 보인 LG전자의 디스플레이 ‘룸앤TV’가 대표적이다. LG전자가 1인 가구를 타깃으로 기획해 30만 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지난해 1월 출시한 룸앤TV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제품이다.

그런데 올해 초 역주행이 시작됐다. 룸앤TV의 월 판매량이 4배 가까이 늘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늘어난 ‘캠핑족’ 사이에서 룸앤TV가 캠핑장에서 사용하기 좋다고 입소문이 나면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도는 호평을 확인한 LG전자는 발 빠르게 전용 가방을 액세서리로 출시했다. TV·모니터 제품군에서는 그동안 없던 액세서리다. 제품 타깃을 기존 1인 가구에서 캠핑족으로 바꿔 제품 전시회 등의 콘셉트도 캠핑장으로 변경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소비자들의 패턴을 연령, 성별 등을 중심으로 크게 나눠 접근했다면 최근에는 세분화된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제품이나 마케팅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없던 제품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더 맛있는 집밥’이라는 수요에 부응한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큐커’는 기존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수요를 겨냥한 제품이다. 손쉽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싶은 고객을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에 세대를 가리지 않고 인기를 누렸다.

최근 LG전자가 선보인 식물생활가전 ‘LG 틔운’도 집이나 사무실에서 식물을 잘 키우고 싶어 하는 ‘홈가드닝족’의 수요를 포착해 나온 제품이다. 앞선 제품으로는 게이밍족을 대상으로 한 전용 모니터 ‘울트라기어’ 시리즈나 신(新)가전의 대명사가 된 의류관리기 ‘스타일러’가 있다.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제품, 업종을 넘나드는 협업 사례도 늘고 있다. 전자제품과 패션 브랜드의 조합은 큰 인기를 누리는 협업 중 하나다. 삼성전자가 톰브라운, 우영미 등의 패션 브랜드 한정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폴드3·플립3’ 시리즈를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호주의 청바지 브랜드 닥터데님과 갤럭시 Z플립3 전용 주머니가 달린 청바지를 출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골프 브랜드 PXG와 협업한 ‘갤럭시 워치4 PXG 골프 에디션’. 거리 측정 등의 
기능이 탑재됐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골프 브랜드 PXG와 협업한 ‘갤럭시 워치4 PXG 골프 에디션’. 거리 측정 등의 기능이 탑재됐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등에 패션 브랜드 메종키츠네 로고를 담은 한정판을 출시했는데 판매 시작 1시간여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삼성전자는 골프 브랜드 PXG와 함께 거리 측정 등의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 워치4 PXG 골프 에디션’도 선보였다.

프리미엄 가전 ‘비스포크’ 제품군에 사용했던 색상을 활용한 갤럭시 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도 취향 만족에 한발 더 나가선 제품이다. 2가지 프레임 색상과 5가지 전·후면 색상을 활용해 기존 출시된 ‘올 블랙’ 외에 49가지 새로운 조합을 소비자가 고를 수 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전자업계#취향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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