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품귀’ 장기화 우려…물류업계 “장치 비활성화 검토 요청”

  • 뉴스1
  • 입력 2021년 11월 8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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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7일 오전 서울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1.11.7/뉴스1 © News1
요소수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7일 오전 서울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1.11.7/뉴스1 © News1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현상으로 ‘물류대란’ 우려가 커지자 정부에 배출가스 저감장치 비활성화 검토를 요청했다.

요소수는 경유 차량의 배기가스를 정화하기 위해 화물운송 차량이나 버스 등 디젤 차량의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에 사용되는 물질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요소수의 주원료인 ‘요소’에 대해 수출 검사를 의무화하는 등 수출 중단에 가까운 제재를 가하자 곳곳에서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통합물류협회는 정부가 군(軍) 비축용 요소수를 공급하고, 호주 등에서 요소수를 긴급 조달하고 있으나 ‘물류대란’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고 일시적으로라도 ‘질소산화물 저감장치 비활성화’를 검토해야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통합물류협회는 지난 3일 “화물운송 중 육로 분담률은 92.6%에 달하는데, 요소수를 사용하는 영업용 화물차 절반이 멈춰 설 경우 선적 부족 사태와 함께 해상·육상 양방향으로 수출입 물류대란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달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에서 물량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어서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하겠지만, ‘플랜B’를 준비하자는 차원에서 의견서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요소수 품귀현상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이미 해외 직구를 통해 요소수를 구매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한 배송업계 관계자는 “지난주까지만해도 요소수가 무겁다보니 제품보다 항공운송료가 더 비싸서 직구 수요가 많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수요가 몰리면서 현지 풀필먼트 센터에서도 물량을 확보한 채 직구에 응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요소수 부족으로 국내 물류산업이 묶이게 되면 국내 산업 전반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전이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철강업계의 경우 요소수 품귀현상 장기화로 수출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큰 영향이 없지만, (요소수 품귀현상이) 장기화되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더욱이 철강은 (생산 과정에서)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해 요소수를 사용하는 데, 현재 사용 중인 요소수 재고는 약 1개월정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롯데정밀화학 등 주요 요소수 생산업체가 확보한 원재료는 이달 말이면 소진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로서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 비활성화를 대안으로 시행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질소산화물 저감장치를 비활성화하게 되면 디젤이 연소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가스가 그대로 공기중에 노출된다. 이는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정부 입장에서는 환경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서 비활성화 결정을 내리기 쉽지않다. 또 질소산화물 저감장치를 비활성화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비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기의 소프트웨어를 바꾸거나 수정해야하는 비용 역시 정부의 고민거리 중 하나로 꼽힌다.

과거 비용을 감축하기 위해 질소산화물 저감장치를 불법으로 조작했다가 대거 적발해 처벌한 사례가 있는 만큼 대기환경보전법 역시 수정이 불가피하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현재 급하게 시행되고 있는 대안들은 모두 임시방편에 불과하고 조달량도 많지 않다”면서 “일시적으로라도 저감장치 비활성화 등 모든 대안을 열어두고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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