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실적을 분석하는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에너지,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의 상승세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봤다. 기준금리 인상, 환경비용 상승 등까지 더해져 기업 경영 부담이 ‘5중고’로 가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물류비, 에너지, 원자재, 금리, 환경비용 등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지표들의 상승세가 내년 상반기(1∼6월) 말까지 이어진다고 나타났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은 기업 경영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부정적 경제지표로 ‘에너지·원자재가격 상승’(60.8%)을 꼽았다. 해운물류비 상승(15.7%), 환경규제에 따른 원가 상승(13.7%)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유가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은 내년 1분기(1∼3월) 최고가를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월 4일 1배럴당 47.62달러였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뉴욕상업거래소 기준)은 내년 1분기 중 92.71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천연가스는 같은 기간 1MMBtu(열량 단위)당 2.58달러에서 6.31달러로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원자재, 물류비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구리 가격은 올해 초 t당 7919달러에서 1만1663달러, 알루미늄은 같은 기간 t당 1922달러에서 3238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와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 등 해운 물류비는 올해 4분기(10∼12월) 최고점을 찍고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도 올해 초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리서치센터장들은 탄소배출권 가격이 내년 연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초 t당 2만3000원에 거래됐던 증권거래소 할당배출권(KAU21) 가격이 내년 하반기(7∼12월)에는 3만6438원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리서치센터장들은 내년 연말까지 한국 기준금리가 연 1.50%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3.2%)이 9년 9개월 만에 3%를 넘으며 인플레이션 대응 차원에서 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의 이자비용 부담이 늘어나 경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정부가 유류세 인하 등 정책적 지원으로 기업 고통을 완화해주기를 바란다. 중소기업은 특히 에너지, 원자재, 물류비에 영향을 크게 받았을 것이기 때문에 적절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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