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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경제

전세 폭등에 대출 옥죄기까지…“어디서 살란 말이냐”

입력 2021-08-24 08:18업데이트 2021-08-2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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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막히면 지금 신청한 것도 안 나올까요?”, “대출 막히면 분양권은 어떻게 되나요?”, “주택담보대출이 막히면 전세퇴거자금 대출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실거주 해야 해서 세입자에게 돈 돌려줘야 하는데요.”

금융권의 신규대출 중단 및 축소 소식에 이사를 앞둔 실수요자들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정부의 가계대출 옥죄기를 두고 내 집 마련을 위한 사다리를 정부가 걷어차 버리려 한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이 오는 11월30일까지 부동산 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것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따른 것이다. 우리은행도 전세자금 대출의 3분기 한도를 채워 지난주부터 신규 취급을 대폭 제한하고 있다.

이사를 앞두고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려던 실수요자들이 큰 혼란에 빠지자 금융당국이 급하게 진화에 나섰다. 전날 금융위원회는 NH농협은행 등의 주택담보대출 취급중단 조치가 타 은행들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를 일축했다.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는 올해 가계대출 취급 목표치를 초과해 자체적으로 대출 중단을 단행한 것일 뿐 대출 취급여력이 충분한 다른 은행들까지 대출 중단이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혹시나 대출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수요자들의 마음은 급해지는 분위기다. 대출이 막힌 은행 대신 타 은행으로 수요가 몰려드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적지 않아서다.

임대차 3법의 영향으로 전세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대출 중단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무주택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법무대학원 교수는 “전세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전세대출 및 담보대출이 안 되면 반전세나 월세에서 살아야 해 주거비용은 더 증가하고 내 집 마련 시기가 늦어진다”며 “가계부채는 총량으로 규제하기보단 연체율을 관리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매물 잠김에 매도자 우위 시장인데, 대출 규제가 심해지면 매수자 입장에선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대출이 어려워지면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을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며 “자기 자본 100%로 주택을 마련하기는 어려우니 타인의 자본을 (고금리로) 조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축소 기조가 어쩔 수 없는 수순이라는 의견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개인의 입장에선 갚을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합리적 행위가 집단화됐을 때 꼭 합리성을 띠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가 경제나 시장 및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고려할 때 필요한 조치이긴 하다”고 봤다.

한편 금융당국은 부동산 관련 대출 뿐 아니라 신용대출도 옥죄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 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현재 연봉의 2배 수준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이를 철회해 달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청원인은 “주변인들은 생활비 충당, 학자금 융통, 사업자금, 주식 투자, 주택 매수 등을 위해 대출을 한다”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이 리스크와 기회를 판단해 자금 운용을 할 자유가 있다. 지금의 조치는 빈대를 잡으려고 초가를 태우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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