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외국계 기업 매출 15% 증가…매출 대비 국내 투자·기부 활동 미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5일 15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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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국내 주요 외국계 기업들의 매출이 전년 대비 15.0% 늘었다. 하지만 이 기업들은 매출 규모에 비해 국내 투자와 기부에는 비교적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기업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외국계 유한회사 가운데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매출 상위 50개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 기업들의 매출은 21조8164억 원이었다. 매출이 2019년보다 15.0%(2조8401억 원)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2.2%(3782억 원) 늘었다.

특히 국내 외국계 기업 가운데 세계 전기차 1위 브랜드 테슬라의 한국법인 테슬라코리아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테슬라코리아의 매출은 7162억 원으로 전년보다 295.9%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429.9% 늘어난 108억 원으로 집계됐다.

넷플릭스 한국법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23.5%, 295.3% 늘었다. 같은 기간 루이비통코리아, 다이슨코리아, 한국레노버 등 외국계 기업들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이에 못 미쳤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국내 500대 기업의 총 매출액(2886조8176억 원)은 전년 대비 0.2%(5조2179억 원) 감소했다. 국내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172조3667억 원)은 전년 대비 5.4%(8조7718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외국계 기업들의 실적에 비하면 초라한 편이다.

국내 외국계 기업들은 국내 기업들에 비해 전기차, 플랫폼 기업 등 워낙 성장세가 강한 기업이 많아 실적이 돋보인 것으로 보인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국내 기업들은 조선·철강·석유화학 등 매출 상위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한 반면 서비스와 플랫폼 위주인 외국계 기업들은 비대면 거래 증가 등으로 성장세는 꺾이지 않아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호실적에도 외국계 기업의 국내 투자와 기부 활동은 미미했다. 조사 대상 외국계 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투자액 비중은 2.8%였다. 2019년(3.1%)보다 0.3%포인트 축소됐다.

이 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0.04%로 2019년과 같았다. 조사 대상의 절반 이상인 26개 기업이 지난해 투자를 줄이거나 아예 하지 않았다. 조사 대상 가운데 25개 기업은 기부금액이 ‘0원’이었다.

반면 외국계 기업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32.2%로 높았다. 지난해 14개 기업이 배당을 실시했는데 배당액이 합산 순이익(4635억 원)의 98.4%에 달했다.


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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