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률 표기 5.05→5.1% 바꿔라” 노동계 항의, 왜?

뉴스1 입력 2021-08-08 07:05수정 2021-08-08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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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8.5/뉴스1
고용노동부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9160원으로 확정하면서 인상률을 5.05%로 밝힌 데 대해 노동계가 “5.1%로 정정하라”고 날을 세웠다.

인상률 5.1%나 5,05%나, 실제 인상 폭은 올해 대비 440원으로 모두 같다. 일반 국민 시각에선 사소한 문제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노·사·공익 간 사회적 대화로 결정되는 최저임금 특성 상 노동계로서는 짚고 넘어갈 문제였다. 이미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인상률 5.1%로 결론지은 사안을 정부가 자의적으로 뒤집었다는 비판이다.

8일 정부에 따르면 2022년 적용 최저임금 고시는 지난 5일에 이뤄졌다. 관보를 보면 내년 최저임금은 시간급 9160원, 월 환산액 191만4400원(근로 209시간 기준, 유급주휴 8시간 포함)으로, 사업 종류별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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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는 인상률을 표기하지 않았으나 고용부 공표 자료에는 ‘전년 대비 시간급 440원 인상(인상률 5.05%)’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이는 노동계 항의로 이어졌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고용부 발표 직후 논평을 내고 “최저임금 인상률을 최저임금위가 발표한 5.1%로 정정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0.05%포인트 차이로 최저임금 수준의 결과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이미 위원회에서 언론보도와 공지가 있었음에도 고용부가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해석해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적 대화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앞서 고용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9160원으로 의결하면서 인상률을 5.0% 또는 5.05%가 아닌 5.1%로 표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사실 올해와 내년도 최저임금 사이 인상률을 계산하면 5.045%가 나온다.

그런데 이를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한 뒤 또 반올림해 5.1%로 적어 달라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최저임금 인상률을 도출해 낸 계산식을 부각하기 위해서였다.

이동호 근로자위원(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열린 제9차 전원회의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1.7.13/뉴스1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은 심의 막바지, 내년도 최저임금의 최종안을 결정하면서 금액보다 인상률을 먼저 구했다.

위원들은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3개 기관의 평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4.0%)에 물가상승률 전망치(1.8%)를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 전망치(0.7%)를 빼 5.1%를 산출했다.

5.1%를 올릴 때 10원 단위가 떨어지는 가장 가까운 금액이 9160원이다.

반면 9170원은 인상률 5.16%가 돼 반올림하면 5.2%가 된다.

여기에 역대 위원회가 이듬해 인상률을 소수점 첫째자리까지 발표해 온 관례를 고려하면, 내년도 인상률은 역시 5.1%로 공표하는 게 맞다는 공감대가 공익위원들 사이에 형성됐다.

결국 최저임금위가 공식 인상률로 5.1%를 내세운 것은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취업자 증가율’이라는 가치중립적 산식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인상 결정에 따른 논란과 노사로부터의 비판을 피하려는 자구책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경제부처를 지휘하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저임금위 의결 다음 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5.05%’로 표현했다.

인상률을 둘러싼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한 결정으로 보이나. 위원회에서 합의를 본 이들 입장에서는 민감한 사안으로 와 닿았다.

현행 최저임금 결정 체계는 노사 대표단체에서 추천한 위원들과 전문가인 공익위원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결론을 내리는 형태다. 정부 입김이 닿지 않는 독립성이 원칙으로, 정부는 통상 논의 과정에서 중립을 지키는 것이 옳다고 여겨진다.

노동계는 이에 정부가 인상률 표기를 낮추면서 위원회 합의를 일방적으로 뒤집었다고 불만을 피력한 것이다. 이는 노동계가 이듬해 심의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압박으로도 설명된다.

한국노총은 “관행을 바꾸기 전엔 당사자 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면서 “고용부의 이번 처사는 사측의 주장을 그냥 받아들인 것”이라고 항의했다. 또 “이번 최저임금 인상액이 코로나로 확대되는 소득 양극화와 불균형을 개선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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