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늘리고 쿠폰 써도 계란 값 ‘금값’ 이유…“알 낳는 닭이 없대”

  • 뉴시스
  • 입력 2021년 7월 3일 0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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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계란 한 판 가격 7500대…고공행진 계속
AI로 산란계 살처분, 6개월령 전년比 7.9% ↓
정부, 수입 계란 무관세 연장…쿠폰 추가 발행
산란계 회복으로 하락 전망…5천원대는 '글쎄'

올해 들어 7000원대 중반으로 치솟은 계란 한 판 가격이 6개월째 고공행진 중이다. 정부는 계란 수입량을 늘리는 등 대책을 가동 중이지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알을 낳는 산란계가 부족해 안정세를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기준 특란 한 판(30구) 평균 소매가격은 7545원이다. 지난해 연평균 5378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2000원 넘게 오른 셈이다.

지난 겨울 AI 확산으로 산란계가 대거 살처분되면서 올해 들어 계란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전국적으로 AI가 확산되며 국내 산란계의 30%에 가까운 1673만5000마리를 살처분했다.

1월 6481원으로 올랐고, 2월에는 7591원으로 껑충 뛰었다. 3월에는 계란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며 7600대로 치솟았다. 5월에는 7300원대를 기록하며 떨어지는가 싶더니 지난달 7535원으로 다시 올랐고, 7500원대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마트 등에서는 소비쿠폰을 적용하고 있지만 그래 봤자 7196원으로 일반 소비자 가격과 별 차이가 없다. 브랜드나 사육환경 등에 따라서는 1만원을 넘는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도 계란 가격 상승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반적인 농축수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10.4% 상승한 가운데 달걀은 무려 54.9%나 폭등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계란값 상승과 관련해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여파가 줄어들고 있지만, 산란계가 평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병아리 입식이 늘어 전체적인 마릿수는 회복하고 있으나 계란 생산에 가담하는 마릿수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6월 평균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7023만 마리로 전년 대비 6.3% 감소했다. 계란을 낳는 6개월령 이상 마릿수는 5248만 마리로 작년보다 7.9% 줄어 전체 산란계 감소폭보다 컸다.

6월 하루 평균 계란 생산량도 4050만개로 전년 대비 12.7% 감소했다. 반면, 코로나19 영향으로 계란 소비량은 늘어 1분기 가구당 구매량은 137.7개로 전년 대비 6.7% 증가했다. 수요와 공급이 엇박자를 내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는 계란 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량을 대폭 늘렸지만 아직까지 안정세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정부는 계란 가격 조기 안정을 위해계란 및 가공품 7종에 대한 관세를 면제하는 긴급할당관세 지원 기한을 연말까지 연장하는 등 최대 3만6000t까지 면제해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수입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농축수산물은 가격하향 추세를 보다 가속화시키기 위해 정부 비축물량 선제 확보 및 적기 방출, 계란 추가 수입, 할인쿠폰 1100억원 추가발행 등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했다.

계란 가격은 계란을 낳는 6개월령 마릿수가 평년 수준을 회복하는 이달부터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반적인 물가 상승과 소비 확대 등으로 평년 수준인 5000원대로 떨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KREI는 “산란 실용계 입식 마릿수 증가와 도태 마릿수 감소로 전체 사육 마릿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하루 계란 생산량도 전월보다 늘어 산지가격도 하락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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