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기관 심사 통과한 금융 상품만 팔겠다”… 미래에셋 ‘소비자 우선’ 선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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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신뢰 회복”
계열사 상품도 경쟁력 없으면 퇴출
기존 판매 펀드수 3분의 1수준↓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앞으로 외부 기관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금융상품만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다. 계열사 상품이라도 경쟁력이 없으면 판매 창구에서 퇴출시킬 방침이다.

이를 통해 미래에셋이 그동안 판매하던 공모펀드 1280개를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사모펀드 사태 등 연이은 금융사고로 금융투자업계의 신뢰도가 추락한 가운데 업계 1위인 미래에셋이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전향적인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미래에셋 고객동맹 실천 선언식’을 열고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만 팔겠다. 미래에셋이 만든 상품이라도 예외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선언식에는 미래에셋증권·생명·자산운용·금융서비스 등 계열사 경영진이 모두 참석했다.

최 부회장은 “금융투자업은 고객의 안정적인 수익률이 기준이지만 지금과 같은 (신뢰의 위기) 상황이 국내외에서 발생했다. 신뢰받는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런 계기를 마련했다”고 했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은 외부 펀드평가회사 4곳을 선정해 계열 운용사 펀드를 포함해 향후 판매할 금융상품 검증을 맡기기로 했다. 외부 평가사의 도움을 받아 펀드를 크게 장기성과 우수 펀드와 장기성장·혁신 펀드로 분류한 뒤 1차 정량평가, 2차 정성평가 등을 거쳐 적격등급 펀드를 최종 선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 등이 판매하는 공모펀드 1280개 가운데 장기성과 우수 펀드 245개, 장기성장·혁신 펀드 37개 등 282개가 우선 선정됐다. 여기엔 미래에셋 계열사 공모펀드 396개 중 111개만 포함됐다. 앞으로 100∼200개 펀드가 추가돼 총 400∼500개 펀드가 최종 판매될 예정이다.

퇴출 대상으로 분류되는 펀드에 대해선 해당 자산운용사에 판매 기준을 충족하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최 부회장은 “퇴직연금에는 국민 노후를 준비한다는 측면에서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겠다”며 “모든 자료는 투명하고 정직하게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그룹이 ‘소비자 우선’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면서 금융투자업계 전반에 소비자 보호, 신뢰 회복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막대한 유동성이 금융투자업계로 흘러드는 가운데 고객 신뢰를 선점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며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경쟁사를 중심으로 비슷한 고객 동맹 기조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미래에셋#금융상품#펀드#소비자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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