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공장 멈출라”…성윤모 장관, NXP에 ‘SOS’ 요청

뉴스1 입력 2021-05-05 08:45수정 2021-05-05 08:48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4월 9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반도체산업협회 회장단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성윤모 장관, 이정배(삼성전자 사장) 협회장, 허염 실리콘마이터스 회장.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1.4.9/뉴스1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우리나라 정부를 대표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선두 업체인 네덜란드의NXP 측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 확대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 장관이 임기 동안 자신 명의로 특정 기업에 공식 서한을 보낸 것 자체도 이례적인데다가 직접 차량용 반도체 업체에 연락을 취한 것도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반도체 업계 및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30일 네덜란드 NXP반도체 등 차량용 반도체 제조사 4곳에 성 장관 명의로 된 공식 서한을 발송했다.

서한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 업체들에 “한국 기업들을 위해 더 많은 반도체를 공급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기사
이번 서한은 대한민국 정부에서 통상정책을 총괄하는 부처 수장으로서 성 장관이 자신의 명의로 보낸 첫 공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문승욱 장관 후보자를 새로 지명한 가운데, 성 장관이 산업부 장관으로서 차량용 반도체 문제에 공식 대응하는 마지막 업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성 장관 명의로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에 공급확대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이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부분은 공개하긴 어렵지만 당부와 협조를 요청하는 긍정적인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올초부터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3월말부터 현대차와 기아차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 중심으로 반도체 공급에 따른 생산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다.

대만 신주 지역에 위치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의 생산공장 전경(TSMC 제공) © 뉴스1
앞서 지난 3월에도 우리 정부와 자동차 업계는 공동으로 대만 정부 및 TSMC 측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 확대를 요청한 바 있다. TSMC는 NXP 등 주요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위탁생산 의뢰를 받는 파운드리 기업이다.

이에 대해 TSMC 측은 “한국을 위한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화답했지만 여전히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반도체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지난 4월말 NXP 외에도 다른 해외 차량용 반도체 기업에오 성 장관 명의로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으로 현재의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TSMC의 증산뿐이라는 데에 입을 모으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중에서도 공급부족이 심각한 물량은 다양한 전장시스템을 제어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MCU)인데, 이 제품의 전세계 생산량 70%를 TSMC가 맡고 있어서다.

TSMC는 파운드리 업체로서 차량용 반도체 설계기업으로부터 발주를 받아 생산만 담당하는 것이다. 특히 독일 인피니온, 네덜란드 NXP, 일본 르네사스 등 해외의 다른 기업들도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으나 수익성 측면에서 TSMC에 위탁생산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지난 3월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중 특히 공급부족을 겪는 MCU 공급부족 해소의 키는 TSMC가 쥐고 있다”면서 “인피니온, NXP, 르네사스 등 TSMC에 위탁생산을 맡긴 업체들의 MCU 점유율 비중이 70%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다른 나라들에 비해 우리 정부의 대응이 늦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산업부도 단기 및 중장기적 관점에서 차량용 반도체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상태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가 셧다운을 겪고 있는 지난 4월 20일 충남 아산시 현대차 아산공장 출고장에서 완성된 차량이 줄지어 세워져 있다. /뉴스1 © News1
지난 3월에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포함된 ‘미래차-반도체 연대·협의체’를 발족했으며 오는 2022년까지 2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자동차 반도체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장관이 직접 해외 기업을 상대로 공식 서한을 발송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그만큼 정부가 현재의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를 엄중하게 바라보고 가능한 모든 방안을 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