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타기… 상경매수… “다시 똘똘한 한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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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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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최근 한달 실거래가 살펴보니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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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 동작구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A 씨(41)는 최근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를 보러 다니고 있다. A 씨는 “기존 집을 판 돈으로 방배동 아파트를 매수할 여력이 된다”며 “아이가 더 크기 전에,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교육환경이 좋은 강남권으로 진입해야 한다는 생각에 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A 씨의 동작구 집은 2년 전과 비교해 5억 원 이상 올랐다.

#2. 서울 성동구의 한 재개발구역 조합원이면서 인근 아파트에 자가로 살고 있는 B 씨(46)는 요즘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매수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 B 씨는 “7월부터 양도세가 오른다고 하니 그 전에 강남으로 가고 싶어 알아보는 중”이라며 “보유하고 있는 매물이 웃돈만 9억 원 가까이 붙었고, 전세가도 워낙 많이 올라 전세를 끼면 강남, 서초의 재건축 단지도 충분히 살 수 있는데 오히려 매물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연초 부동산 전문가와 수요자들은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가격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불확실성이 큰 시장에서 집 사기에 나선 이유는 뭘까.

○ 눈치 보다가 ‘갈아타기’ 결심한 수요

최근 한 달 동안 수요자들이 주로 관심을 두고 실거래에 나선 곳은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 등 이른바 인기 지역이다. 기존에 살던 집을 처분해 마련한 자금에다 저축액을 더해 ‘똘똘한 한 채’ 마련에 나선 것이다. 3100조 원을 넘어선 시중 유동자금 중 일부가 가세하면서 이른바 ‘선도 아파트’의 실거래가격이 신고가를 나타내는 사례가 적지 않다.

동아일보가 7일 KB부동산 리브온이 매월 발표하는 ‘선도아파트50’에 포함된 50개 단지의 지난해 12월 실거래 기록을 분석한 결과 50개 단지 중 45개 단지에서 최고가를 나타냈다. ‘선도아파트50’은 가구 수에 가격을 곱한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말한다. 지난해 7월 이후 한동안 상승 폭이 줄어들었던 이 50개 단지의 시가총액 변동률은 10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는 12월 한 달 동안 이뤄진 거래 6건이 모두 해당 평형에서 최고가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인 송파구 잠실동의 리센츠는 같은 달 18건이 거래됐다. 이 중 3일 전용면적 85m²가 23억2000만 원에, 12일 전용 59m²가 18억8000만 원에 거래되며 각각 최고가를 기록했다.

○ 지방서 ‘상경 매수’에 나서기도

서울 강남권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다른 곳은 팔아도 강남권 아파트를 실거주로 갖고 있으려는 사람이 많다”며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다 보니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돈을 벌어 다시 부동산을 찾는 매수자도 꽤 된다”고 전했다.

서울로 다시 투자가 몰리는 모습은 부동산 거래현황에서도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거래현황에 따르면 서울 외 거주자가 서울의 아파트를 사는 이른바 ‘상경 매수’는 지난해 10월 853건에서 11월 1066건으로 늘어났다. 정부가 기대한 법인 매물 등 절세 매물은 이 같은 수요를 받아주기에 역부족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량은 늘어난 반면 법인이 개인에게 아파트를 판 경우는 서울을 기준으로 10월 182건에서 11월 180건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1월 첫째 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서도 서울은 전주 대비 0.06% 상승하며 상승 폭을 유지했다. 송파구 잠실동의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서울은 여전히 교통 호재나 재건축 등 장기적으로 더 살기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 겸 실거주로 매수하려는 수요가 여전하다”고 전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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