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은행 가계대출이 속보치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0년 1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이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82조1000억 원이다. 전달보다 13조6000억 원 늘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6조2000억 원 늘어 715조6000억 원이 됐다. 전세자금대출 증가폭이 축소되었으나 기승인된 집단대출 실행이 늘고 주택 매매거래 관련 자금수요도 이어지면서 전달(9월→10월, 6조8000억 원)에 이어 상당폭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규모를 키운 건 기타대출이다. 9월의 경우 전달보다 3조 원, 10월에는 3조8000억 원 늘었다. 하지만 11월엔 7조4000억 원으로 큰 폭 증가했다. 11월 말 신용대출 규제에 앞서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을 위한 막차를 타려는 대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빚투·영끌 열풍이 정점이었던 지난 8월(5조7000억원)보다 큰 증가폭이다.
한은 관계자는 “10월에는 빅히트 공모주 청약이 있었고 11월 일부 기업 공모주 청약 있었다. 관련 개인들이 자금 공모주 청약 필요로 하는 금액 기타대출 활용하고, 코로나 관련 생활자금 확보하려는 것도 신용대출 늘렸던 요인”이라며 “주된 요인은 11월 30일 신용대출 규제 시행됐는데 필요한 자금 확보하려는 수요가 기타대출을 크게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월 말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982조 원으로 전달에 비해 6조7000억 원 증가했다. 10월(9월→10월, 9조2000억원)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4월(3월→4월, 27조9000억원)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둔화됐다.
대기업대출은 운전자금 수요 둔화 등으로 1조 원 증가에서 3000억 원 감소로 전환했다. 중소기업대출은 개인사업자·중소법인의 대출수요와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이어지면서 양호한 증가세를 지속(8조2000억 원→7조 원)했다.
한은 관계자는 12월 가계대출 전망과 관련해서는 “12월 가계대출은 신용대출 (규제) 강화가 시행됐고, 연말 연초에 상여금이 들어와 가계대출 증가세가 10~11월에 비해 축소되는 경향도 있다”며 “규제 효과와 계절적 부분을 놓고 볼 때 가계대출이 11월보다는 축소되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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