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꺾인 트리플 반등… 소비-투자 줄고 생산 주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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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도 10월 소매판매 석달만에 감소
항공기 등 운송장비 투자 급감
제조업 부진에 생산은 제자리걸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10월 소비 지표가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투자도 줄었고 제조업 부진으로 생산도 주춤했다.

이번 통계에는 최근 코로나19 3차 확산 여파와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조치가 반영되지 않아 11월 산업 지표는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30일 내놓은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9% 줄었다. 7월(―6.0%) 이후 3개월 만의 감소세다.

의류와 같은 준내구재(7.2%)와 자동차 등 내구재(2.0%) 소비가 늘었지만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5.7%) 소비가 크게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는 추석이 있던 9월 명절 선물 등으로 음식료품 소비가 큰 폭으로 늘어난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추석 연휴를 전후로 2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됐지만 소비 감소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全) 산업생산(농림어업 제외)은 전달과 같은 수준(0.0%)을 보였다. 서비스업 생산이 1.2% 증가하며 2개월 연속 올랐다. 10월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숙박·음식점 생산이 13.3% 급증한 영향이 크다. 하지만 제조업 생산이 1.3% 줄고 광공업 생산이 1.2% 감소해 전 산업생산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특히 2개월 연속 큰 폭으로 상승했던 반도체 생산이 기저효과 영향으로 9.5%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한 달 전보다 3.3% 감소했다. 기계류(1.9%) 투자는 늘었지만 항공기와 같은 운송장비(―14.9%) 투자가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이로써 생산, 소비, 투자 지표가 함께 증가했던 9월의 ‘트리플 반등’은 한 달 만에 꺾였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심해지고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격상되면서 향후 경기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미래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0.5포인트, 0.4포인트 올랐다. 두 지수는 5개월 연속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21년 2개월 만에 최장 상승세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발 경기 침체로 불확실성이 크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한 ‘V자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하루 확진자 수가 50명 이하로 떨어질 때까지 강도 높은 방역조치를 하는 게 최선”이라며 “당장의 고통이 크더라도 장기적인 경기 회복을 위해선 짧고 굵은 방역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방역에 중점을 두면서 경기 침체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방역과 경제 간 균형점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내수 경기의 신속한 활력 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소비 지표#10월 산업활동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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