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부총리님, 전세 싸게 드릴게요…좋은 정책 부탁드려요”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20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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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기획재정부 제공) 2020.10.16/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기획재정부 제공) 2020.10.16/뉴스1
전세난의 피해 당사자가 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전세를 제공하겠다는 청원 글이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부동산 문제로 고생하시는 홍남기 부총리님께 중구 신축 아파트를 주변 전세 시세보다 저렴하게 제공하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홍 부총리의 현 거주지인 마포구 바로 옆 중구 서울역센트럴자이 아파트 보유자라고 밝힌 청원인은 홍 부총리의 최근 전세난 소식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전세 제공 의사를 전했다.

청원인은 “요즘 한 나라의 경제수장이자 이 나라를 대표하는 관료인 홍남기 부총리님께서 국격에 걸맞지 않게 마포 전세, 의왕집 매도 문제로 매일 조롱거리 기사에, 인터넷 카페 등에서 동네 바보형 취급을 받는 현실에 심한 통탄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의 부동산 급등 문제는 홍남기 부총리께서 추진한 입대차 3법 실책뿐만 아니라 서울 아파트의 지속적인 공급 부족과 3기 신도시의 느린 진행, 돈 뿌리기에 따른 시중 통화량 급상승, 임대사업자 폐지, 준비 안 된 분양가상한제 실시…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다양한 문제가 겹쳐 나타난 현상”이라며 “그 부동산 문제를 홍남기 부총리 한 명의 개인 책임으로 몰아가는 현실이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청원인은 “일국의 경제 수장으로서 국민을 위해 매일 24시간 부동산 경제 고민 해결에만 온 힘을 쏟아부으셔도 힘드신 분께 당분간만이라도 걱정을 덜어드리고자 마침 내년 초 비울 수 있는 매물을 보유하고 있어 늦은 새벽 고민 끝에 제안을 드린다”며 “빠른 시일 내에 홍남기 부총리님의 긍정적인 답변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청원인은 전세 제공 의사와 함께 “앞으로는 무주택자뿐만 아니라 주택 보유자까지 모든 국민을 대인배처럼 헤아리시어 지금처럼 부동산과 세금으로 인해 고통받지 않고 생업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좋은 정책 고민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관가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에서 전세 거주 중인 홍 부총리는 내년 1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를 밝힘에 따라 전셋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주변 전셋값이 2억 이상 오르고 매물도 없어 새 전셋집을 찾기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 부총리 자신이 주도한 임대차보호법으로 인해 전세 난민 신세가 된 것이다.

청원인이 제안한 서울역센트럴자이는 중구 만리동에 위치한 1341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지난 2017년 준공해 입주 3년 차를 맞았다. 청원인은 현재 홍 부총리가 사는 마포자이3차(마포구 염리동)보다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와 가깝고, 서울역도 인근에 있어 KTX를 이용해 기재부가 있는 세종시로 이동하기에도 편리할 것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서울역센트럴자이 전세가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8억~9억원까지 호가한다. 홍 부총리가 거주 중인 마포자이3차와 비슷한 가격대로 역시 최근 전세난으로 2억원 가량 급등했다. 매물은 거의 없는 상태다.

청원인의 실제 전세 제공 가능성과 전셋값을 얼마나 낮춰 임대할지 등은 알 수 없다. 업계에선 청원인의 실제 전세 제공 여부를 떠나 이를 통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안타까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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