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거진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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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 이어 장남 조현식 부회장도 ‘차남 승계’ 조양래 회장에 반기
한정후견 신청 동참 뜻 밝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붙었다. ‘차남 승계’를 공식화한 아버지의 뜻에 장녀에 이어 장남까지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50·사진)은 25일 법무법인 원을 통해 “(부친인) 조양래 회장의 최근 결정들이 조 회장 주변 사람들로부터 제공된, 사실과 다른 정보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조 회장(83)은 6월 26일 차남인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48)에게 자신이 보유한 지분(23.59%)을 모두 매각했다. 그러자 지난달 30일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54)이 서울가정법원에 한정후견 개시 심판청구를 접수시켰다. 아버지의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하다고 의심한 것이다. 조 회장은 접수 다음 날 기자들에게 공개한 메일을 통해 조 사장으로 경영권을 넘긴 건 온전한 자신의 판단임을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 부회장은 입장문 발표에 이어 한정후견 개시 심판청구에도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6월 30일 기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일가의 지분은 조 사장이 압도적이다. 조 회장으로부터 넘겨받은 지분을 더해 42.9%를 가졌다. 반면 조 부회장 측은 조 이사장의 0.83%를 더해 총 20.15%다. 변수는 조 회장의 차녀인 조희원 씨(53) 지분(10.82%)과 대주주 일가를 제외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지분(6.24%)이다. 앞으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면 조 부회장 측과 조 사장 누구도 과반 확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가는 조 부회장의 입장 발표 직후 급등해 상한가인 1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유원모 기자
#한국테크놀로지그룹#한국타이어#경영권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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