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엔 혜택주며 장려하더니… 임대사업자 제도 폐지, 왜?

김호경 기자 입력 2020-07-10 17:27수정 2020-07-1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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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등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부동산 보완대책 추진안’을 발표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정부가 3년 전 세제 혜택을 주며 장려했던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기로 했다. 전월세 신고제,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를 골자로 한 임대차 3법이 시행되면 모든 전월세가 지금의 등록임대사업자의 임대주택처럼 되기 때문에 굳이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를 유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10일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에서 임대 의무기간 4년인 단기임대와 아파트를 구입한 뒤 8년간 세를 놓은 ‘아파트 장기임대 매입임대’는 폐지한다고 밝혔다. 11일부터 단기임대와 아파트 장기임대 매입임대 주택을 신규 등록하더라도 기존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정부는 등록임대사업자에게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세제 혜택을 제공했다.

다만 아파트가 아닌 다세대, 다가구 주택에 대한 장기임대는 유지된다. 임대 의무기간은 기존 8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다. 기존 등록 임대사업자에게 주던 혜택은 임대 의무기간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이 기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등록이 말소된다. 임대 의무기간 종료 전에 자발적으로 등록 말소를 희망하면 과태료를 물리지 않기로 했다. 기존에 주기로 했던 혜택을 빼앗는다는 비판을 피하는 동시에 등록 임대사업자들이 임대 의무기간 전에 주택을 처분할 수 있는 ‘퇴로’를 마련한 것이다.


정부는 각종 혜택이 사라지고 보유세 부담은 늘어나는 만큼 등록 임대주택 상당수가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전체 등록 임대주택은 160만 채 중 올해 말까지 임대 의무기간이 끝나는 주택은 48만 채다. 이 중 12만 채가 아파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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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기로 한 건 다주택자의 절세 수단으로 악용되고 임대 의무기간 동안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는 등 부작용이 컸고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임대차 3법이 도입되면 더 이상 제도를 유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임대차 3법은 모든 전월세 거래를 시군구에 신고하고, 4년 이상 거주를 보장하고, 임대료 인상을 종전 계약의 5%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김현미 장관은 이날 “임대차 3법 도입 시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기존 계약에도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된다면 이런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1989년 전세 계약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할 이후 전셋값이 폭등한 사례를 막기 위해서는 신규 계약뿐만 아니라 기존 계약에도 소급적용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이런 경우 원론적으로는 기존 세입자도 법 시행 이후에 갱신계약을 하게 된다면 4년을 더 살아도 되고 임대료는 5% 이내에서만 올려주면 된다는 의미다. 법 시행에서 예외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일부 집주인들은 “재산권을 침해하는 소급 적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헌법소원이 제기되더라도 헌법재판소 정부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다. 이현성 법무법인 자연수 변호사는 “전월세 폭등을 막는다는 공익과 개인의 재산권이 충돌하는 상황인데, 부동산 정책에 관해서는 공익을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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