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LG화학, 印尼 배터리 합작사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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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전기차 공략 거점 활용
인니 ‘전기차 20% 프로젝트’ 등 인접국 친환경차 도입 적극 나서

현대자동차그룹과 LG화학이 인도네시아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네시아에 현대차 전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동남아 미래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이미 양사는 7월 합작 계약 체결을 목표로 투자 규모와 시기를 논의해 왔다”며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됐지만 협의가 재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합작법인은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이 지분을 출자해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사 설립은 현대차그룹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델타마스 공단에 완성차 25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고, 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전기차 전략 모델 양산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5년을 기준으로 자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약 20%(연간 40만 대)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 싱가포르 등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한 동남아 주요국도 정부 주도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LG화학으로서도 새로운 시장인 동남아에 또 하나의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것이 최적의 선택지라는 분위기다. LG화학은 한국, 중국, 미국, 유럽(폴란드) 등 4각 배터리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동남아 공략을 위해 새로운 거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합작법인은 2007년 LG화학과 현대모비스가 합작해 국내에 설립한 전기차 배터리팩 제조사 에이치엘그린파워와 같은 방식으로 설립,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치엘그린파워는 현재 LG화학에서 리튬이온 배터리셀을 공급받아 배터리팩을 생산한 뒤 현대모비스에 납품하고 있다. 이 배터리팩은 모듈 형태로 가공돼 현대·기아차의 전기차에 장착된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다각적인 배터리 수급 방안을 검토 중이며 아직 특정업체와의 제휴가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서동일 dong@donga.com·지민구 기자
#현대차#lg화학#배터리 합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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