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 지갑 통해 게임 아이템-항공 마일리지 교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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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테크]‘클립’ 선보인 그라운드X 한재선 대표
카톡 앱에 디지털 자산 보유… 회사 망해도 고객에게 소유권
개인도 티켓등 자유롭게 발행 추진… 해외 이용자 위한 별도 앱도 계획

4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그라운드X 본사에서 한재선 대표가 전날 출시한 디지털 자산 지갑 ‘클립’을 소개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4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그라운드X 본사에서 한재선 대표가 전날 출시한 디지털 자산 지갑 ‘클립’을 소개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 지갑 ‘클립’을 통해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게임 아이템, 쇼핑 할인 쿠폰, 항공 마일리지까지 주고받을 수 있게 될 겁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의 한재선 대표(48)는 4일 인터뷰에서 “기존에 있는 모든 유무형 자산들이 카카오톡 내에서 디지털로 표현될 수 있음을 사람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라운드X는 3일 카톡 앱 내에 디지털 자산을 보유할 수 있는 클립을 선보였다. 그라운드X가 발행하는 암호화폐 ‘클레이’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출시 당일 10만 명(16일 현재 16만 명)이 가입하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한 대표는 “디지털 자산 지갑이라는 생소한 개념이 익숙해질 수 있도록 두 단계의 루트를 밟아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1단계는 클립에서 암호화폐를 주고받을 수 있음을 알리는 일이다. 클레이를 무료로 푼 이유이기도 하다. 2단계는 암호화폐 외에 게임 아이템, 나아가서는 쇼핑 마일리지, 응모권과 같은 기존 자산들을 ‘대체 불가능 토큰(NTF)’이라는 카드 형태로 디지털 자산 지갑에 소장할 수 있도록 학습시키는 것이다.

현재는 특정 게임의 캐릭터만 디지털 자산 지갑에 보유할 수 있다.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게임즈가 만든 블록체인 기반 게임 ‘크립토 드래곤’을 앱 마켓에서 내려받은 뒤 자신이 소장한 캐릭터(드래곤)를 본인의 디지털 자산 지갑에 옮길 수 있다.

한 대표는 “클립 안에 게임 아이템, 항공 마일리지까지 들어오는 순간 해당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이 게임사, 항공사가 아닌 내게 오게 되는 것”이라며 “이렇게 저장된 디지털 자산은 해당 게임이나 회사가 없어져도 사라지지 않는다. 소유권을 기록한 블록체인은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에는 개인들도 디지털 자산을 찍어낼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목표다. 예를 들어 인플루언서들이 본인과 커피 한잔 마실 수 있는 디지털 티켓을 클립 안에서 발급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그는 “MZ세대(밀레니얼 및 Z세대)들이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자산을 자유롭게 발행하고 주고받으면 막혀있는 부의 성장 사다리에 올라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립 내에서 암호화폐 거래소와 당장 연동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디지털 자산을 현금화해 시세 차익을 거두는 것은 우리의 목적이 아니다”라며 “만 19세 미만 이용자는 클립을 발급받지 못하게 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또 “오프라인 매장에서 암호화폐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도 당국과 함께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해외 이용자들을 위한 별도 클립 앱을 만들 계획도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는 페이스북이, 중국에서는 정부가, 일본에서는 라인이 블록체인 생태계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카카오는 동남아 시장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올해 말까지 별도의 디지털 자산 지갑 앱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카카오#디지털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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