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코로나 대응 대책회의…“정부, 선제적 지원 나서야”

대한상의, 16일 차?철강?유화?기계?조선 등 업종 대책회의
"2분기 코로나 여파 본격화…주요 제조업 수요 타격 클 것"
"정부가 적극 나서야…선제적 조치·기업 유동성 지원 절실"

대한상공회의소와 자동차?철강?석유화학?기계?조선 등 5개 업종협회는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산업계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철강협회, 한국기계산업진흥회,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등 주요 업종별 협회의 상근부회장 및 임원이 참석했다.

발제자로 나선 한국투자증권 김진우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이 1분기에는 부분적으로 나타났지만, 2분기부터는 본격화될 것”이라며 “2분기에 공급차질과 수요절벽이 겹친 부정적 수치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경제주체의 불안심리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에 큰 타격을 받는 업종 중 하나로 자동차를 꼽으며 “2분기에 생산차질과 매출타격이 본격화되면서 세계 자동차산업은 7.7% 이상 수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산업의 부진은 후방산업인 철강, 석유화학 부문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됐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재진 한국철강협회 통상협력실장은 코로나19와 저유가로 촉발된 경제 위기가 보호무역조치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의 적극 대응을 주문했다.

이 실장은 “철강재 수입신고의 정확성 확보, 유통이력 관리제 확대 등을 통해 향후 예상되는 무역분쟁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철강 교역· 유통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2분기 수요절벽과 유동성 위기에 정부의 선제적 지원 대응을 주문했다.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운영위원장(전무이사)은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의 감염병 확산으로 4월부터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수요급감 쇼크가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공공기관 차량구매 확대, 친환경차 보조금 강화, 취득세·개별소비세 감면, 온라인 거래활성화 등 통해 내수부터 살아나도록 정책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형기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도 “통상 생산에서 수주까지 3~12개월이 소요되는 기계산업의 특성상 피해가 가시화된 후 대응하면 시기를 놓쳐버린다”며 “공공·대학·국책연구소 등이 보유한 노후장비의 국산 조기교체, 정부조달 기계장비 구매시 국산장비 우선구입 제도화 등 정부가 공공발주를 확대해 수요절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철 한국철강협회 상근부회장은 “중국이 대규모 인프라투자에 나섰던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지금 철강산업은 전세계적 공장가동 중단에 수요가 증발해 버팀목이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계획된 공공사업은 조기에 추진하고 20년 넘은 노후 상수도관과 열배관 교체사업을 새로 추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참석자들은 또한 수요 감소 영향으로 기업들이 유동성 문제를 겪는 만큼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병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근부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와 유가급락으로 1분기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전년 동기 대비 71.3% 감소했고, 국내 조선사의 주력 선종인 LNG선 발주는 단 2척에 불과했다”라며 “사태 장기화 시 유동성 문제 우려가 있으므로 선박 제작금융의 만기연장, 운전자금 공급 등 금융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최근 석유화학산업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긴급 과제로 ‘나프타 탄력관세 영세율 적용’을 건의했다.

석유화학 업종의 핵심 원자재인 나프타는 지난해에만 관세 비용이 950억원 발생했다. 일본, 중국과 같은 경쟁국들도 영세율을 지속 적용하고 있는 만큼 나프타에 대한 긴급 영세율 적용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운영위원장은 “자동차 부품사와 완성차 업계도 통틀어 약 33조원의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다”며 “법인세·부가세·개별소비세 납부유예, 4대 보험 및 세금 납부기한 연장 등 간접적인 유동성 지원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참석자들은 ▲특별연장근로 대폭확대, 유연근무제 조속개정 등 노동규제의 완화 ▲탄소배출권 가격 안정화, 기존화학물질에 대한 등록 유예기간 연장 등 환경규제 관련 애로 해소 등을 언급했다.

우태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과거 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가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주력 제조업, 기간산업이 받쳐줬기 때문”이라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내수와 수출감소가 동시에 진행돼 기업들의 어려움이 더 크며, 산업 생태계가 붕괴되지 않도록 정부의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오는 21일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산업계 대책회의를 가질 예정이며, 23일에는 제약바이오, 화장품, 의류패션 등 소비재 산업계와 대책회의를 차례로 개최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