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환경 보호하는 숲 가꾸기[기고/박종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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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호 산림청장
박종호 산림청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시기이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왔다. 예년보다는 조금 덜하다고 해도 봄은 산림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다. 백년대계를 갖고 나무를 심어야 하는 때이기도 하고, 산불 예방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감염증 확산에 어느덧 잊혀진 뉴스가 됐지만 2019년 가장 큰 자연재해 중 하나가 바로 4월에 있었던 동해안 산불이었다. 강원 동해시 등 5개 시·군 일대를 덮쳐 대규모 산림이 잿더미로 사라졌다. 산림청은 즉시 생활권과 가까우면서 위험한 곳에 산사태 방지를 위한 긴급조치를 완료하였고, 주택가, 관광지, 도로변에 대해서는 지난 가을 큰 나무 심기를 마쳤다.

올해는 추가로 나머지 지역에 나무를 심고 지역주민의 생활 안정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최근 10년간 통계에 따르면 산불의 60%는 봄(3∼5월)에 발생한다. 건조하고 바람이 강하기 때문에 작은 불씨에 산 전체가 탈 수 있다. 국민 안전과 직결된 산불과 같은 산림재해에는 신속하게 대응해 국민 생활 안전을 지키고 산불로부터 피해를 막는 선제적 예방이 절실하다.

가치 있는 산림자원 조성을 통해 국민 삶을 포용하는 임업의 기본 역할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올해는 전국적으로 서울 남산 면적의 77배에 달하는 산림에 5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 목재 공급을 위한 경제림 조성으로 산림의 가치를 높이고 옻나무, 헛개나무, 금강소나무 등 지역 특색에 맞는 나무 심기로 산촌경제 활성화와 임업인 소득창출을 도모한다. 소규모로 분산돼 경영이 어려운 사유림을 500∼1000ha 규모로 집단화해 산림 사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정성껏 심은 나무가 경제적 가치가 높은 산림으로 육성되면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잘 가꾼 숲은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미세먼지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할 때 잎 표면 털에 미세먼지가 붙으면서 미세먼지를 잡아주기 때문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숲 전체가 흡수하는 대기오염물질의 양만 107만 t에 달한다. 연간 6조766억 원에 달하는 대기오염 처리비용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생활권 주변 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위해 15개 시·도에 미세먼지 차단 숲을 조성하고, 도시 내 미세먼지를 날려버리기 위한 바람길 숲을 11곳 조성할 계획이다. 생활권으로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위해 도시 인근 산림에는 미세먼지 저감 나무심기와 숲가꾸기를 한다.

‘재목(材木)’이라는 말이 있다. 목조 건축물, 가구를 만드는 데 쓰이는 나무를 일컫는다. 내가 심은 나무 한 그루는 국민과 국가를 행복하게 하는 재목이 된다. 지난 30년 넘게 나무를 심었듯 올봄에도 변함없이 정성 들여 나무를 심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박종호 산림청장#일자리#코로나19#산림자원#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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