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KT맨이 차기 CEO로”…장관 부럽잖은 ‘회장직’ 폐지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27일 16시 44분


코멘트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2019.11.4/뉴스1 © News1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2019.11.4/뉴스1 © News1
KT 이사회가 전원합의로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을 차기 CEO 후보로 확정했다. 2020년 공식 취임을 감안하면 2008년 남중수 사장 퇴임 이후 12년 만의 내부승진이다.

또 ‘장관 부럽지 않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막강한 권력과 연봉을 움켜쥔 ‘회장직급’을 폐지하고 ‘대표이사 사장’ 체제로 직급으로 낮추는 한편 ‘국민기업’의 위상에 맞게 고액연봉도 삭감하기로 했다.

◇12년만에 내부승진 CEO 맞은 KT

27일 KT 이사회는 회장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회장후보자를 보고받은 후 차기 CEO 후보로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을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김종구 KT 이사회 의장은 “구현모 후보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췄으며,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한 대응이 가능하고, 확실한 비전과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해 KT의 기업가치를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구 사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 산업공학과 졸업 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과학 석사?박사를 마쳤다. 이후 1987년도에 KT에 입사해 경영지원총괄 및 경영기획부문장,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KT맨’이다.

특히 구 사장이 차기 CEO로 결정되면서 KT는 2008년 남중수 사장이 퇴임한 이후 12년만에 내부승진 CEO를 맞이하게 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외부 출신이 CEO로 추대됐고 직급도 회장직으로 격상됐다. 이석채 전 회장 얘기다. 이후 ‘삼성맨’ 출신의 황창규 현 회장도 외부 출신이다. KT맨 출신으로 CEO직에 오른 마지막 사례인 남중수 대표이사만해도 사장직이었다. 12년 만에 내부 출신, 대표이사 사장직 시절로 돌아간 셈이다.

◇회장직급 폐지하고 연봉도 삭감…이사회 권한 강화

KT 이사회는 회장후보 선정과정에서 고객, 주주, KT 그룹 구성원들로부터 청취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회장직급’을 폐지하자고 후보자에게 제안했고, 구현모 후보자도 이를 수용했다.

이사회 측은 “회장이라는 직급이 국민기업인 KT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 ‘대표이사 회장’ 제도를 ‘대표이사 사장’ 제도로 변경하고, 급여 등의 처우도 이사회가 정하는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KT 회장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던 것은 회장을 견제할 기구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이에 CEO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가 CEO에 대한 사임을 요청하고, CEO는 이를 받아들이도록 함으로써 견제 기능을 강화했다. CEO의 권한이 약화되는 만큼 이사회의 권한은 크게 강화되는 셈이다.

KT 이사회는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추후 정관 개정 등의 후속조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종구 이사회 의장은 “KT에 애정을 갖고 회장 후보자로 적극 참여해주신 후보들과 관심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 드린다”며 “KT 이사회는 회장 선임 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KT 이사회는 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구성한 총 37명의 사내?외 회장후보자군을 심사해 지난 12일 9명의 회장후보 심사대상자들을 선정했다. 이어 26일 회장후보심사위원회에서 후보자들에 대한 심층 면접을 진행했고 27일 최종후보를 가려냈다.

구현모 후보는 오는 2020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KT CEO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