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 기술개발에 133조 투자… 2030년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 목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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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전 세계 13만건 넘는 특허 보유… AI 로봇 기술 개발에도 박차
10년간 1조5000억 원 출연… 미래 과학인재 양성사업 지원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 위치한 반도체 생산라인 내 크린룸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 위치한 반도체 생산라인 내 크린룸 전경. 삼성전자 제공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기술경쟁력 확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반도체, 휴대전화 등 사업 분야의 경영진들과 잇따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전 세계 주요 정보통신기술(IT) 기업들이 기술 전쟁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삼성이 나아가야 할 근본적인 목표에 대해 강조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 휴대전화 경영진과 만나 첨단 선행기술과 신규 서비스 개발을 논의하면서 “지금은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 그동안의 성과를 수성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 위치한 반도체 위탁 생산을 위한 파운드리 생산라인 외부 전경.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 위치한 반도체 위탁 생산을 위한 파운드리 생산라인 외부 전경.
■ 기술개발에 다걸기하는 삼성

삼성은 연구개발(R&D)에 그야말로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구개발에 약 18조 원을 투자했다. 이는 역대 최고로 10년 전인 2009년(7조 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 37개의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구원만 6만7000명에 달한다.이 중 4만8000여 명은 국내 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국내 직원 10만 명의 절반을 차지하는 규모이다.

특허 분야에서도 삼성전자는 현재 전 세계 각국에서 총 13만5433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스마트폰, 차세대 TV, 메모리, 시스템LSI 등해 관한 특허로 전략 사업과 미래 신기술 관련 특허들이다. 삼성은 지난해 미국에서만 5850건의 특허를 등록해 전 세계 업체 중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유럽에서도 2449건의 특허를 등록해 글로벌 업체 중 3위를 기록했다.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북미 최대 주방 욕실 전시회 ‘KBIS 2019’에서 조리 보조 기능을 수행하는 ‘삼성봇 셰프’가 공개됐다. 삼성봇 셰프가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해 스마트폰으로 음식 레시피를 보여주고 있다.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북미 최대 주방 욕실 전시회 ‘KBIS 2019’에서 조리 보조 기능을 수행하는 ‘삼성봇 셰프’가 공개됐다. 삼성봇 셰프가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해 스마트폰으로 음식 레시피를 보여주고 있다.

■ 미국-영국-캐나다 등에 인공지능 연구센터 운영

삼성전자는 2017년 11월 삼성 리서치(Samsung Research)를 출범시켜 산하에 AI(Artificial Intelligence)센터를 신설했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인 인공지능 관련 선행연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2018년 1월에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했고, 영국 캐나다 러시아에 연이어 연구센터를 개소했다. 현재 5개국에 7개의 AI 연구센터를 운영 중이다.

우수한 인재 영입에도 힘을 쏟고 있다.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을 2020년까지 1000명 이상(국내 약 600명, 해외 약 4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총 동원해 AI를 적용한 로봇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9에서 차세대 인공지능(AI) 프로젝트로 개발된 ‘삼성봇(Samsung Bot)’과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GEMS·Gait Enhancing &Motivating System)’을 처음 공개했다.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KBIS 2019(The Kitchen &Bath Industry Show)’에서도 요리 보조 기능을 수행하는 팔 모양의 ‘삼성봇 셰프’, 집 안을 빈틈없이 구석구석 청소해주는 ‘삼성봇 클린(Samsung Bot Clean)’을 추가로 공개했다.

시스템반도체 기술력 확보도 삼성이 주력하고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4월 2030년까지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 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국내 연구개발(R&D) 분야에 73조 원, 최첨단 생산 인프라에 6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자금은 연구개발 인력 양성과 국내 설비소재 업체들의 발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시스템반도체의 성장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디자인하우스설계 서비스 기업) 등의 산업생태계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올해 초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7나노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6나노 공정 기반 제품에 대해서는 대형 고객과 생산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제품 설계가 완료되면 곧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EUV 5나노 공정도 이미 기술개발은 성공한 상황이다.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19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웨어러블 보행 보조로봇의 시연을 보고 있다.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19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웨어러블 보행 보조로봇의 시연을 보고 있다.
■ 기초과학-소재기술 분야에 연구비 지원

삼성전자는 2013년부터 국가의 과학 기술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10년간 1조5000억 원을 출연해 기초과학, 소재기술, 정보통신기술(ICT) 등 3개 연구 분야에서 미래를 책임지는 과학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0월 새로 선정한 과제까지 포함해 지금까지 기초과학 분야 187개, 소재기술 분야 182개, ICT 창의과제 분야 191개 등 총 560개 연구과제에 7182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삼성 관계자는 “일반 기업에선 여러 여건 때문에 도전적인 연구개발이 어려울 수 있는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대상자들은 한계를 뛰어넘는 성과들을 이미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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