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1인 가구가 급증하며 이른바 ‘혼밥(1인 식사)’이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을 다녀간 외신 기자가 혼밥을 거절 당했다고 밝히면서 ‘한국의 1인 식사 문화’에 관심이 쏠렸다.
5일(현지시간) CNN 트래블은 자사 기자가 한국 방문 중 ‘혼자’라는 이유로 식사를 두 번이나 거절당한 사례를 소개하며 글로벌 1인 식사 문화를 분석했다.
해당 기자는 서울 방문 당시 평일 오후 1시경 한 식당을 찾아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한 명 식사할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1인은 안 된다”는 무미건조한 답변을 들었다.
이날 그가 경험한 ‘문전박대’는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혼자 여행한다는 ‘죄’로 두 번째 거절을 당했다”며 “당혹스럽고 혼란스러웠다”고 회상했다. ● 1인 가구 36% 시대에도 여전한 ‘문전박대’
CNN 트래블은 2024년 기준 한국의 1인 가구 비중은 역대 최고치인 36%를 넘어섰지만, 여전히 혼밥에 대한 인식은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식당가에 여전히 혼밥족에 대한 낙인이 존재한다고 짚으며, 특히 지난해 말 서울의 한 국수집이 “우리는 외로움을 팔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게시해 공분을 샀던 사례를 언급했다.
다만 이것이 한국만의 특별한 사례라고 보지는 않았다. ‘혼밥’ 손님을 거절해 이슈 된 사례는 다른 나라에서도 있었다. 202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일부 식당들이 단체 손님을 받기 위해 1인 고객 입장을 거부해 공분을 산 바 있으며, 지난해 말 영국 리버풀의 한 터키식 식당에서는 바쁜 시간대엔 1인석을 운영하지 않는다며 고객을 돌려보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혼자 밥 먹는 공포를 의미하는 ‘솔로망가레포비아(Solomangarephobic)’라는 용어까지 등장한 실정이다. ● “1인 손님이 더 쓴다”…수익성 증명된 글로벌 시장
국제적으로 ‘혼밥 트렌드’는 커져가고 있다. 예약 플랫폼 오픈테이블(OpenTable)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1인 식사 예약은 전년 대비 19% 증가하며 모든 예약 규모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로르 보네 오픈테이블 부사장은 “1인 예약은 이제 독립과 탐험의 문화로 인식되고 있다”며 “데이터 분석 결과 1인 손님은 전체 평균보다 54% 높은 90달러를 지출한다”고 밝혔다.
식당 입장에서는 혼밥족이 단순한 손님이 아니라, 매장 내 빈 공간을 효율적으로 채워 수익을 극대화하는 핵심층으로 부상한 것이다. ● 공간 설계와 인식 전환으로 ‘틈새시장’ 공략해야
이에 맞춰 식당들도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뉴욕 식당 ‘세르보스’는 1인석에 최적화된 바(Bar) 좌석을 조성해 주방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좌석 주변에 거울을 배치해 혼자서도 활기찬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가까운 일본은 주방과 가까이 앉아 식사할 수 있는 ‘카운터석’이나 노점석이 발달했다. 홍콩은 합석 문화가 발달해 있어 저가 식당 등에서 4인용 테이블에 모여 식사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한국도 강남·종로 등을 비롯한 업무 지구를 중심으로 1인 식당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네이버 지도도 ‘혼밥 하기 좋은 곳’을 검색할 수 있는 필터를 갖추는 등 서비스 개선 중이다.
여행 작가 글로리아 정은 “한국은 공유 식문화가 강하지만 의외로 혼밥하기 좋은 곳”이라며 “혼밥은 식사를 온전하고 방해받지 않는 감각적 경험이자 젓가락으로 하는 명상과 같다”고 조언했다.
그는 혼밥을 잘 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언도 덧붙였다. △카운터석이 마련된 식당 이용 △오후 5시 30분이나 오전 11시 등의 틈새 시간대 공략 △당당한 태도 유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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