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경쟁력”…인재육성-소외계층 적극 지원한 구 명예회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4일 1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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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연암해외연구교수 증서수여식’에서 구자경 명예회장(오른쪽)이 한 교수에서 증서를 주고 있다. 해외연구교수 지원은 구 명예회장의 인재 양성 지론에 따라 1989년부터 시작됐다.
2013년 7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연암해외연구교수 증서수여식’에서 구자경 명예회장(오른쪽)이 한 교수에서 증서를 주고 있다. 해외연구교수 지원은 구 명예회장의 인재 양성 지론에 따라 1989년부터 시작됐다.
“국토가 좁고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의존할 것은 오직 사람의 경쟁력뿐입니다. 우리나라가 지식강국이 되고 기술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대학의 연구와 교육 수준이 높아져야 합니다. 교수의 경쟁력이 대학의 경쟁력이고, 대학의 경쟁력은 그 나라의 산업과 국가경쟁력으로 직결됩니다.”

구자경 LG명예회장은 2013년 7월 연암해외연구교수 증서수여식에서 이처럼 말했다. 그는 인재의 중요성을 항상 역설했고 스스로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사업에 앞장섰다.

구 명예회장은 1973년 7월 ‘인재육성’과 ‘과학기술 진흥’이라는 연암 구인회 LG 창업주의 뜻을 이어받아 학교법인 LG연암학원을 설립했다. 자신은 LG연암학원의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이듬해인 1974년 5월 7일 천안연암대학을, 1984년 5월 9일에는 연암공업대학을 각각 설립하며 교육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천안연암대학은 현재 국내 유일의 농업계 사립전문대학이다. 연암공업대학은 우수 기술인력 양성소 역할을 해 왔다. LG연암학원이 40여 년 간 두 대학에 투자한 금액은 약 2700억 원. 지원금 규모는 국내 사립전문대학 중 최고 수준이다.

인재 육성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교육만이 나라를 일으켜 세울 수 있다’는 그의 철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버지의 부름을 받아 LG 경영에 합류하긴 했지만 원래 꿈은 교육자였다.

구 명예회장은 1940년대 후반 교사 시절 무엇보다 당시 황무지였던 한국 산업기반을 생각하며 제자들에게 기술입국(技術立國), 교육입국(敎育立國)을 위한 꿈을 심어주고자 노력했다. 그 꿈은 LG그룹의 각종 교육사업을 통해 지금도 실현되는 과정에 있다.

‘나라가 번창하려면 어린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꿈을 심어줘야 한다’는 구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LG그룹은 1987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안에 국내 민간기업 과학관 1호인 LG사이언스홀을 만들었다. 1998년에는 옛 LG화학 공장 부지인 부산 연지동에 또 하나의 LG사이언스홀을 설립했다.

구 명예회장은 1996년 자신이 살던 서울 종로구 원서동 사저를 기증해 국내 최초의 디지털도서관인 LG상남도서관을 개관하기도 했다.

:: 구자경 어록 ::

“고객에 대한 인식의 혁신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닌 고객이 만족하는 기술이어야 한다”
“경영혁신은 ‘종착역이 없는 여정’과도 같아 끊임없이 더 높은 목표를 찾아야 한다”
“리더의 비전은 깃발과 같은 것이다”
“기업의 가장 원천적인 요소는 사람 그 자체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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