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재 수출 규제 하루 앞으로…업계, 사태 파악 총력전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3일 16시 31분


코멘트

日 정부, 강화된 수출 규제 4일 시행
업계, 현지 직원 급파...재고 확보 나서

일본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필수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를 예고한 4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업계도 사태파악과 향후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일본 현지에 직원들을 급파해 사태 파악에 나서는 한편, 규제 시작에 앞서 소재 재고 확보에 나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반도체·스마트폰·TV 생산에 사용되는 필수 소재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에칭가스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조치가 4일 시작된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TV와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의 핵심 재료로 꼽힌다. 에칭 가스는 반도체 제조 공정 중 회로 모양대로 깎아내는 데 필요한 소재이며, 리지스트는 반도체 원판 위에 회로를 인쇄할 때 쓰이는 감광재로 세 가지 소재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종래 일본 기업이 이들 3개 품목을 한국 기업에 수출할 경우 절차는 간략했지만, 향후에는 계약 시 마다 허가·심사가 필요한 구조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국내 소재 수입 기업들은 향후 수입 절차가 까다로워지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수입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은 구매 담당 직원을 일본으로 보내 현지 소재 공급업체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직원들은 일본 기업과 만나 재고 상황 등을 파악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크게 세 가지 소재에 대해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시행한다고 공언했지만 구체적으로 뭘 규제하고 어떻게 절차가 바뀌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며 “현지 업체를 통해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소재의 경우 국산화나 대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검토하는 요인이다. 업계에 따르면 포토레지스트의 경우 불화아르곤(ArF), 불화크립톤(KrF)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

ArF 레지스트는 최신 노광장비에 사용되는 제품으로, 주로 D램과 로직 반도체 공정에 사용. 일본 업체가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KrF 레지스트는 구형 노광장비에 사용되는 제품으로, 미세 노광이 필요없는 3D 낸드플래시 공정에 주로 사용된다. 국내 업체가 이미 상당량을 제조 중이다.

규제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제품은 차세대 노광장비 극자외선(EUV)용 레지스트다. EUV는 아직 반도체 양산에 대규모로 사용되는 기술은 아니다.

또한, 에칭가스는 포토레지스트 수준으로 일본 업체 점유율이 높지 않고, 국내 업체가 수입선을 다변화해 놓은 상태다.실제 규제가 시행되더라도 국내 업체 피해가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국내 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수출 규제가 향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주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론적으로 일본 정부가 현재 공정에 주력으로 사용되는 제품을 규제 대상에 포함해지만, 제품 생산에 차질을 주겠다기보다 자국 첨단 기술력을 부각해 정치 협상용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