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리인하 일축했지만…전문가 “인하 배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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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8일 14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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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방문 문구 변화·성장률 하향…“하반기 금리인하 논의 활발”
반도체 수출경기 회복·중국 경기 안정·美-中 무역분쟁 ‘변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 동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4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로 동결했다. 2019.4.18/뉴스1 © News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 동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4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로 동결했다. 2019.4.18/뉴스1 © News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낮추면서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일축했지만 금융권 안팎에선 여전히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금융시장에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8일 기준금리를 현행 1.75%로 동결한 뒤 발표한 ‘4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듯한 문구 변화가 있었고, 경제 상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다는 점을 주목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점에 동의했지만 기존보단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봤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4월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상황을 짚어봤으나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또다시 선을 그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2.7%에서 2.6%로 낮춘데 이어 이날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도 1.4%에서 1.1%로 낮췄다.

특히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는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바꾼 것에 대해 금융시장에선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문구를 삭제했다고 해서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재정지출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수출과 투자 부진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존대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금리 인하를 반영한 시장금리는 다소 과도하고, 아직 금리인하를 검토할 때는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이번 통방문에서는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점검하겠다’는 문구가 삭제됐다”며 “이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의견이 금통위원들 사이에서 소수의견일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금리 인상 당시 동결 소수의견을 냈던 조동철, 신인석 위원을 비롯해 비둘기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총재 의견이 금통위 내 소수의견일 가능성이 확인됨에 따라 금리 인하로 나아가는 중요한 첫 걸음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조정 폭이 예상보다 컸고, 통방문에서의 추가긴축 가능성을 의미하는 문구가 삭제되면서 예상과 달리 채권시장은 큰 폭의 강세를 보였다”며 “하반기 금리 인하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금통위 직후 국고채 3년물(1.74%)과 10년물(1.90%) 등 주요 시장금리는 전일대비 4~5bp가량 하락했다.

그는 “1분기 투자와 수출이 예상보다 안 좋기 때문에 전망치를 낮췄다는 말을 짚어보면 하반기에도 1분기 부진을 상쇄할 만한 요인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경제와 밀접한 대외 변수가 하반기 통화정책의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표적인 변수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얼마나 진전될지, 중국 경기가 안정화될지,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경제 성장률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반도체 등 수출경기가 회복될지 등을 꼽을 수 있다.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다면서도 “반도체 수출 경기 회복과 중국 경기 안정화 등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경기 하방위험을 고려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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