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아시아나 즉시 매각 가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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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의 추가 지원 받는 조건으로… 자구계획 수정안 이르면 15일 제출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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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에 몰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채권단의 압박에 결국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14일 정부와 채권단 등에 따르면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놓고 막판 조율 중이다. 금호산업은 이르면 15일 자구계획 수정안을 채권단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주말 내내 금호와 채권단 간에 긴밀한 협의가 진행됐다”며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으로 의견이 좁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최종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며 “금호 측도 자구안 수정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가진 최대 주주고, 금호산업은 박 전 회장이 최대 주주인 금호고속이 45.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앞서 9일 박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을 담보로 맡길 테니 채권단에 5000억 원을 신규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3년 안에 경영 정상화가 안 되면 그때 아시아나항공을 팔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바로 다음 날 회의를 열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구안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주말 내내 채권단과 2차 자구안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였다. 채권단은 “사재 출연이나 우량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현금을 가져오라”고 압박했고, 금호 측은 결국 채권단의 추가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즉시 매각하는 쪽으로 선회했다고 한다.

그룹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이 떨어져 나가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 금호고속 등만 남게 돼 중견그룹 수준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장윤정 yunjung@donga.com·조은아 기자
#금호그룹#아시아나#채권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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