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금상선-흥아해운 통합… 세계19위 컨테이너선사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해운업 본격 재편 신호탄 주목

국내 해운업계 4, 5위인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이 컨테이너 사업을 연내 통합한다. 통합 선사는 국내 3위, 세계 19위 수준의 선사로 올라선다. 업계에선 이번 통합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돼 침체된 조선·해운산업에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는 11일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이 사업 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업체는 주로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역내(인트라아시아) 항로에서 사업을 펼쳐 왔다. 이들 회사가 합병하면 선복량이 8만8260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로 늘어 현대상선(43만7758TEU), 고려해운(15만2231TEU)에 이은 국내 3위 업체가 된다. 세계 무대에서도 현대상선(9위), 고려해운(14위), SM상선(20위)에 더해 세계 20위 내 대형 선사가 하나 더 늘어난다.

통합 법인은 중복된 노선을 하나로 줄여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신규 항로에 유휴 선박을 투입하는 등 선사 운영을 기존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운임이 낮아져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합병은 국내 14개 컨테이너 선사가 모인 한국해운연합(KSP)이 지난해 4월 조선·해운산업 경기 회복을 위해 발표한 ‘해운사업 재건을 위한 한국해운연합 2단계 구조 혁신 기본합의서’의 후속 조치다. 통합하기로 뜻을 모은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그 이후로 약 1년 동안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 등을 논의해 왔다.

최근 세계 컨테이너 시장은 ‘머스크’ 등 세계적인 선사들의 공격적인 영업 확대와 대만 등 기존 시장 강자들의 중소형 컨테이너선 대거 발주 등으로 ‘치킨게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반면 국내 해운산업은 2015년 39조 원이던 매출액이 이듬해 28조8000억 원으로 10조 원 이상 줄어든 뒤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매출액은 약 32조4000억 원이었고 지난해도 그보다 조금 높거나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도 3일 취임사에서 “한진해운의 파산 이후 국내 해운산업 재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 두 선사는 15일부터 사전 운영 협력체계를 가동할 예정이다. 사무실을 전면 통합하고 항로 공동 운영, 전산 시스템 통합 등 통합 법인 운영에 착수한다. 올해 10월까진 통합 법인 설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해양진흥공사 측은 구체적인 지분은 추후 두 회사의 가치 평가를 진행한 뒤 결정된다”며 “국적 선사 간 구조조정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통합 전후로 양사에 필요한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선사 간의 자율적인 통합은 국제 경쟁력을 제고하는 등 한국 해운의 새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윤철 한국해양대 교수는 “글로벌 해운사들도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며 “이번 통합으로 항로가 가까운 아시아권에서 경쟁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장금상선#흥아해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