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비치는 재킷에 노랑-주황… 여성-2030골퍼, 필드색깔 바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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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원 골프웨어 시장 새 바람


패션에 까다로운 여성 및 20, 30대 골퍼가 늘어나면서 ‘필드 위의 색깔’이 확 바뀌고 있다. 해골·도형 등 독특한 패턴을 적용한 옷부터 속이 비치는 재킷, 복고 스타일의 나팔바지, 트렌치코트 디자인, 가죽 소재 골프웨어까지 찾아볼 수 있다.

색상도 무채색 위주에서 초록 노랑 주황 등 다양한 색상 조합으로 화사해지고 있다. 백화점 업계도 40, 50대 남성골퍼만 겨냥한 고루한 디자인의 브랜드를 퇴출시키고 여성 및 젊은 골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신규 골프웨어 브랜드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24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해와 올해 신규 브랜드 8개를 유치했다. 마크앤로나 PXG LPGA 등을 입점시켰고, 올해 지오바니발렌티노 세인트앤드루스 등을 들여올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도 타이틀리스트 마크앤로나 PXG 등을 들여왔으며, 현대백화점은 타이틀리스트 PXG LPGA 등을 상반기 각 지점 특성에 맞춰 입점시킬 예정이다.

백화점 업계가 새로 들인 브랜드는 모두 여성 및 20, 30대 젊은 골퍼에게 인기를 끈 것들이다. 인스타그램만 검색해도 바로 확인된다. 한국어 검색 기준(연관 검색어 제외)으로 타이틀리스트 관련 사진·동영상 게시물만 19만3000여 건에 달한다.

PXG(8만5000여 건), 마크앤로나(3만6000여 건), 제이린드버그(2만7000여 건) 등 골프웨어 관련 게시물은 총 100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골프웨어 업계 관계자는 “인기 있는 골프웨어를 입고, 사진 찍고, 공유하는 게 젊은층의 메가 트렌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일상복인지 골프웨어인지 쉽게 구별이 어려운 옷들도 잇따르고 있다. K2의 ‘와이드앵글’은 옆트임을 줘 골프장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입을 수 있는 치마를 올봄 신제품으로 내놨다. LF는 기능성 면 소재와 니트 소재를 적극 활용해 일상에서도 활용 가능한 바지와 치마 등을 선보이고 있다.

패션 업계에서 주목할 만큼 실제로 여성 및 20, 30대 골퍼들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대한골프협회가 발표한 ‘2017 한국골프지표’에 따르면 국내 골프활동인구(한 해 골프장·스크린 등을 1회 이상 이용한 사람)는 2014년 531만 명에서 2017년 636만 명으로 늘었다. 20, 30대 비율도 30%를 웃돈다.

특히 여성골퍼의 비중이 2014년 29.0%에서 2017년 45.4%로 크게 높아졌다. 대한골프협회 측은 “남성과 40, 50대 골퍼가 주를 이루던 시장에서 여성 및 젊은 골퍼가 주역으로 부상했다”면서 “20, 30대 잠재 골프 활동 인구도 540만 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여성 및 20, 30대 골퍼는 골프웨어 시장의 성장도 이끌고 있다. 이들을 겨냥한 기존·신규 브랜드가 잇따라 성공을 거두며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K2 와이드앵글(2014년 론칭)과 형지 까스텔바작(2015년 론칭)은 2∼3년여 만에 연매출 1000억 원이 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패션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골프웨어 시장은 2014년 약 2조4000억 원에서 2017년 약 3조7000억 원으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엔 4조 원에 육박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패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웃도어 시장이 2014년 7조1000억 원에서 2017년 4조5000억 원 규모로 쪼그라든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골프웨어#2030골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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