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더 많은 ‘매수자 우위시장’에서 ‘시간이 지나면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대세로 굳어진 모양새다. 실수요자 입장에서 집값 거품이 여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극심한 눈치 보기가 이어지면서 향후 서울 집값이 어디로 향할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서울에서 집값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급등한 집값의 거품이 곧 꺼질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급등한 집값에 대한 피로감 누적과 대출 규제, 이자·과세 부담, 공시가격 현실화 등 거듭된 하방 압력으로 주택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집값이 조금씩 하락하고 있지만, 매물도 정부 예상대로 많지 않고, 사겠다는 사람도 없는 거래 절벽 현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집값 하방 압력이 워낙 강해 부동산 수요 심리가 위축되면서 집값이 한풀 꺾일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각에선 현재 집값 거품이 다 꺼지고, 바닥을 쳤다는 신호가 나타나면 매수 타진 의사가 살아나 거래 절벽이 해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 역시 실수요자가 체감할 수 있을 수준으로 집값이 하락할 때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모든 정책 수단을 다 동원해서라도 부동산 시장을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량이 같은 달 기준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신고 건수 기준 1857건으로, 지난 2103년 1196건 이후 1월 거래량으로는 최저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1월 1만198건보다는 81.8% 급락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는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해 3월 1만3813건을 고점으로 꾸준히 하락하다 가을 성수기인 9월과 10월 잠시 늘었다. 이후 9.13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본격 나타난 11월 3544건으로 하락하더니 12월 2299건으로 뚝 떨어졌다.
지역별로 용산구는 지난해 1월 거래량이 1만21건으로 서울 25개 구 중 가장 많았지만, 지난달에는 가장 적은 20건에 불과했다. 또 ▲강남구 690건에서 86건 ▲서초구 519건에서 64건 ▲송파구는 825건에서 82건으로 거래량이 줄었다.
서울 아파트값이 1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12일 이후 13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지난 2013년 5월 4주부터 8월 4주까지 14주 연속 하락한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2월 첫째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서울의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8% 떨어졌다. 다만 지난주 0.14% 하락으로 5년5개월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에 비해 하락 폭은 다소 줄었다. 설 연휴가 겹치면서 매도·매수자 움직임이 줄어든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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