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소상공인연합회를 ‘패싱’ 또는 탄압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부산에서 열린 소상공인대회를 계기로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을 만났다. ‘불편한 만남’이라는 세간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두 사람 모두 좋은 말로 인사를 건넸지만 미묘한 냉기류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연합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은 2일 부산 벡스코에서 ‘2018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는 법정기념일인 5일 ‘소상공인의 날’을 기념하는 ‘소상공인 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열렸으며, 홍 장관과 최 회장, 김흥빈 소진공 이사장 등 각 단체장과 회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조선시대 동인과 서인은 서로 싸웠지만 국난(임진왜란)이 닥쳤을 때 한 뜻으로 헤쳐나갔다”며 “이렇듯 중기부와 소진공은 소상공인들이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위해 같은 길을 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적 이견이 있을지 몰라도 최소한 소상공인을 우선하는 정책에서는 함께할 것”이라며 “중기부·소상공인연합회·소진공은 삼위일체의 소득성장 주체로서 책임감 갖고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장관은 “정부 정책마저 소상공인들에게 부담 준다는 하소연에 마음이 무겁다”며 “발표한 대책이 부족하면 2번, 3번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소득주도 성장이 왜곡돼 알려지는 것이 안타깝다”며 “중기부는 여러분(소상공인)의 대변인”이라고 덧붙였다.
공식적인 발언을 보면 양측이 서로 협력적인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최 회장과 홍 장관이 소상공인 제품을 홍보하는 우수제품 판매관을 둘러볼 때 다소 냉랭한 분위기였다. 최 회장이 “소상공인은 논리가 아니라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지원해주면 열심히 하는데 정책을 너무 많이 만들면 오히려 혼동이 온다”고 말했고, 홍 장관은 별 다른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최 회장은 “정책의 실효성은 소통에서 나온다. 소통의 효과를 본인(홍 장관)이 느끼고 보완해야할 것”이라고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해온 최 회장은 연초부터 정부 행사에 초청받지 못하고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 배제되는 등 정부로부터 ‘패싱’ 당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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