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최승재 ‘불편한 만남’…좋은 말 건넸지만 미묘한 냉기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4일 17시 43분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과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동아일보 DB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과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동아일보 DB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소상공인연합회를 ‘패싱’ 또는 탄압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부산에서 열린 소상공인대회를 계기로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을 만났다. ‘불편한 만남’이라는 세간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두 사람 모두 좋은 말로 인사를 건넸지만 미묘한 냉기류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연합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은 2일 부산 벡스코에서 ‘2018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는 법정기념일인 5일 ‘소상공인의 날’을 기념하는 ‘소상공인 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열렸으며, 홍 장관과 최 회장, 김흥빈 소진공 이사장 등 각 단체장과 회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조선시대 동인과 서인은 서로 싸웠지만 국난(임진왜란)이 닥쳤을 때 한 뜻으로 헤쳐나갔다”며 “이렇듯 중기부와 소진공은 소상공인들이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위해 같은 길을 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적 이견이 있을지 몰라도 최소한 소상공인을 우선하는 정책에서는 함께할 것”이라며 “중기부·소상공인연합회·소진공은 삼위일체의 소득성장 주체로서 책임감 갖고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장관은 “정부 정책마저 소상공인들에게 부담 준다는 하소연에 마음이 무겁다”며 “발표한 대책이 부족하면 2번, 3번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소득주도 성장이 왜곡돼 알려지는 것이 안타깝다”며 “중기부는 여러분(소상공인)의 대변인”이라고 덧붙였다.

공식적인 발언을 보면 양측이 서로 협력적인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최 회장과 홍 장관이 소상공인 제품을 홍보하는 우수제품 판매관을 둘러볼 때 다소 냉랭한 분위기였다. 최 회장이 “소상공인은 논리가 아니라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지원해주면 열심히 하는데 정책을 너무 많이 만들면 오히려 혼동이 온다”고 말했고, 홍 장관은 별 다른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최 회장은 “정책의 실효성은 소통에서 나온다. 소통의 효과를 본인(홍 장관)이 느끼고 보완해야할 것”이라고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해온 최 회장은 연초부터 정부 행사에 초청받지 못하고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 배제되는 등 정부로부터 ‘패싱’ 당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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