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월 말 네이버의 한 부동산 관련 카페에는 “엘포인트 취득세 고수님 계신가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롯데그룹의 통합 멤버십인 엘포인트를 활용해 취득세 4000만 원의 절세 방법을 묻는 글이었다. 이 글에 대해 “1인 당 500만 원까지 살 수 있는 롯데백화점 상품권을 사서 가족끼리 합산한 뒤 엘포인트로 바꿔서 내라” “상품권은 백화점에선 정가에 팔지만 다른 곳에선 할인해서 살 수 있다” 등의 답글이 올라왔다.
13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할인된 가격에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한 뒤 이를 롯데그룹의 ‘엘포인트’나 신세계그룹의 ‘SSG머니’로 전환해 여러 종류의 세금을 납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서울시 세금납부시스템인 이택스(etax.go.kr)나 지방세 납부시스템인 위택스(wetax.go.kr), 국세납부시스템인 카드로택스(cardrotax.or.kr)에서 부동산 취득세, 양도소득세, 재산세 등 각종 세금을 낼 때 신용카드사의 포인트로 납부할 수 있다.
카드사들의 포인트는 카드 사용액에 따라 쌓이는 포인트도 있지만 롯데처럼 자사의 상품권을 전환해서 만드는 포인트도 있다. 문제는 백화점 상품권이 서울 중구 명동 일대 구두수선점이나 온라인에서는 할인된 가격에 팔리고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이나 구두수선 가게에서는 주요 백화점 상품권은 2~3% 할인해서 살 수 있다. 50만 원짜리 백화점 상품권을 49만 원 가량에 살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중고할인몰 등에서는 가끔 10%까지 할인된 상품권이 나오기도 한다는 게 사용자들의 말이다.
이 때문에 ‘절세’에 눈 밝은 사람들이 할인된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한 뒤 세금을 내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별도의 신용카드사를 운영하진 않지만 서울시와 협약을 맺어 2016년 7월부터 재산세를 SSG페이로 납부할 수 있게 했다. 신세계는 지난달 SSG페이로 서울시 재산세를 20만 원 이상 납부하면 5000원의 ‘SSG머니’를 주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SSG페이로 세금을 낸 한 주부는 “상품권을 산 뒤 이를 SSG머니로 바꾸는 과정이 약간 번거롭긴 해도 5000원을 공짜로 얻는 거라 그 정도의 수고는 감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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