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자사주 6000억 규모 소각”

  • 동아일보

지배구조 개편 따른 주주 친화정책
배당도 내년부터 年2회 실시하기로

현대모비스가 현재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보유한 자사주(보통주 기준) 전부를 회사 분할 이후 소각하고 연 1회 실시하던 배당도 2회로 늘리기로 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지배 구조 개편 방안에 따라 현대모비스 분할 여부를 결정하는 주주총회가 이달 29일 열리는데, 안건 통과를 위해 주주 친화 정책을 내놓았다는 평가다.

2일 현대모비스가 임시이사회를 열어 회사 분할 후 소각하기로 한 자사주는 존속 현대모비스 기준으로 161만 주다. 현재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보유한 자사주 204만 주가 회사 분할 후 남는 비율(79%)에 따라 전환되는 물량이다.

204만 주는 현재 현대모비스 전체 자사주 264만 주의 약 77%에 해당한다. 나머지 자사주는 다른 회사를 인수하거나 합병하는 과정에서 늘어난 분량이다. 이를 소각하려면 상법상 자본금 감자 및 주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결국 현대모비스는 이사회가 소각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모든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한 것이다. 금액으로는 4월 30일 종가 기준으로 400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향후 3년 동안 추가로 매입해 소각하기로 한 1875억 원(76만 주)을 더하면 약 총 6000억 원 규모다.

161만 주와 76만 주를 합친 물량은 존속 현대모비스 주식 총수의 3.1%에 해당한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자사주 소각 결정을 통해 주당순이익과 주당배당금이 3.1%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현대모비스가 회사 보유의 보통주를 소각하는 것은 2003년 85만 주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모비스는 주주들의 현금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배당 횟수도 늘렸다. 보통 연말 주주 명부를 기준으로 1차례 배당을 실시해 왔는데 내년부터는 6월 말 주주 명부를 기준으로 배당금액 중 3분의 1가량을 미리 집행한다. 배당액을 나눠 지급한다는 뜻으로 전체 배당액이 늘어나는 건 아니다.

현대차그룹 지배 구조 개편 방안 발표 이후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에 주주가치를 더 높일 정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해 왔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에 10억 달러(약 1조700억 원) 이상 지분 투자했으며 이 중 절반이 현대모비스 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결정은 엘리엇의 요구와는 무관하며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주주 친화 정책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 분할안이 기존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 이를 불식하기 위해 현대모비스가 최근 미래 경쟁력을 높일 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 주주가치를 높일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현대모비스#자사주#소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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