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베트남 풍력발전시장 진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3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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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이 베트남과 해상풍력발전소수출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두산중공업이 해외 풍력발전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산중공업은 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전력공사와 3MW(메가와트)급 해상풍력발전 실증단지 건설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실증단지는 해상풍력발전소를 본격적으로 건설하기 전에, 풍력발전기가 잘 돌아가는지 전력 수급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등을 실험하는 단지다. 협약을 맺은 베트남전략공사는 실증을 위한 부지를 확보하고, 풍력사업을 인·허가 해주는 지원을 한다. 두산중공업은 에너지저장장치(ESS·풍력발전기에서 생산한 전기를 저장해 원하는 시간에 전기를 공급는 장치)를 포함해 풍력발전기 설계부터 기자재 제작, 설치, 시운전까지의 과정을 수행한다.

두산중공업은 같은 날 총 105MW 규모의 풍력발전 사업권을 보유한 베트남 종합건설회사 CC1과 풍력발전단지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CC1은 베트남 남부 지역인 빈투언 성에 풍력발전 단지 사업을 할 수 있는 사업권을 가지고 있다. 두산은 이 곳에 풍력발전기기를 공급하고 발전기 유지보수도 맡을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의 풍력발전소 수출은 그룹의 숙원 사업이었다. 두산중공업은 풍력발전기를 모두 국내기술로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해외 수출과는 인연이 멀었다. 국내 풍력발전 시장과 인프라가 초기 단계라는 것이 해외 고객들의 두산을 선택하지 못했던 약점이었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이 베트남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건 24년간 이어진 투자 덕분이다.

두산중공업은 1995년 베트남 하이퐁에 베트남 국영회사와 합작으로 플랜트 설비 제작회사 ‘한비코’를 설립했다. 이어 2007년에는 베트남 정부 요청으로 낙후된 중부지역에 생산법인인 ‘두산비나’를 설립했다. 투자 규모가 약 3억 달러였는데 당시 외국기업으로서는 최대규모였다. 두산비나는 2000여 명의 베트남 현지 근로자를 채용했다. 또한 베트남 안빈 섬에 해수담수화설비를 무료로 기증하기도 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두산중공업은 2011년에 베트남 투자기획부가 수여하는 사회책임경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약 7조 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등을 수주하기도 했다.

베트남의 발전 사업은 대부분 중동 업체들의 차지였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은 24년간 이어진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처음으로 풍력발전소 수출을 하게 됐다. 박지원 중공업회장도 베트남 발전 사업에 애정이 커서 직접 베트남까지 날아가 업무 협약에 서명을 했을 정도다. 베트남 풍력발전 시장은 동남아시아 가운데 가장 성장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베트남은 현재 180MW 규모인 풍력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6000MW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이번 성과는 두산중공업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며 “베트남에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베트남 산업에 기여하고 발전 분야에서 협력한 만큼 풍력발전에서도 긴밀히 협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이날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쩐 뚜언 아잉(Tran Tuan Anh) 베트남 산업통상부 장관이 체결한 ‘전력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의 결과로 베트남 화력발전소 국산화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게 됐다.

변종국 기자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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