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삼킨 호반건설 의아?…산은 “헐값매각·특혜 아냐”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월 31일 17시 02분


건설업계 시공 순위 13위 업체인 호반건설이 3위인 대우건설의 인수자로 낙점된 가운데, 일각에서 ‘헐값매각’ 논란이 일고 있다.

산업은행은 31일 이사회를 열어 대우건설 지분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호반건설은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무난하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호반건설은 매각대상 지분 50.75%(2억1100만주) 중 40%(1억6600만주)는 즉시 인수하고, 나머지 10.75%(4500만주)에 대해서는 2년 뒤 추가인수를 위해 산은에 풋옵션을 부여했다.

산은은 매각 가격을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주당 700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 전체 지분을 기준으로 계산한 인수 가격은 1조6242억 원이지만 지분 40%만의 인수대금은 1조2801억원으로 추산된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지분 인수와 유상증자에 투입한 자금은 3조2000억 원. ‘헐값매각’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전영삼 산업은행 자본시장부문 부행장은 “매각 예정 가격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때 투입한 3조2000억 원에 못 미쳐 그런 논란이 있다. 공정가치 기준으로 값이 싸고 비싸고를 논해야 한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입찰가액이 최근 대우건설 평균 주가에 비해 30% 정도 프리미엄이 붙었다. 공정 가치를 감안하면 헐값매각 주장은 조금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대우건설의 주가가 안 좋은 시점에 파는 이유에 대해선 “펀드로 (대우건설에) 투자하다 보니 만기가 있다. 법정 만기가 2024년이지만 2019년 7월에 만기가 돌아온다”며 “주가를 기다리다 보면 만기에 쫓길 수 있다. 어느 시점이 최적이냐는 것은 지금 시점에서 판단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건설은 미래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산업은행 관리체제 아래에서는 (대우건설을) 첨단 미래 산업으로 키우기가 어렵다고 본다”며 “저희가 건설을 모르므로 중견 건설사가 경영을 맡아서 키우는 것이 낫다. 호반건설의 경영능력을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재무적으로 튼튼하고 무리해서 사업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금력도 풍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전 부행장은 호반건설이 호남기업이라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매각주관사가 국내외 188개 잠재투자자를 대상으로 마케팅 했고, 예비입찰에 13개사가 참여했다. 산업은행이 평가해 3개 업체를 선정했고, 이후 최종입찰에 호반건설만 참여했다”며 “정상적인 공개 입찰을 통해 오늘의 결과가 나왔다. 호반건설을 염두에 두고 진행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산은은 다음달 호반건설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정밀실사,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과정을 거쳐 오는 7월까지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호반건설 측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은 매우 크고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우선협상자 선정은 최종 확정이 아니라 최종 인수를 위한 배타적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기에 남은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인수가 성공한다면, 앞으로 대우건설의 뛰어난 기술력, 우수한 인적 자원과 호반의 풍부한 자금력과 신속한 의사결정의 기업문화를 접목시키려 한다”며 “대우건설은 향후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대표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