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20분의 1로 급락… LG디스플레이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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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445억… 전년엔 9043억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과 원화 강세의 ‘이중고’로 급락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17년 4분기 매출이 7조1261억 원, 영업이익은 445억 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매출은 7조9360억 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043억 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20분의 1로 줄었다.

2017년 연간 매출액은 27조7902억 원, 영업이익은 2조4616억 원이다. 연간으로 따지면 사상 처음 영업이익 2조 원을 넘었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의 대형 LCD 패널 공급 확대로 인해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2020년까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20조 원 투자까지 예정돼 있어 올해 상반기(1∼6월)까지는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 실적 악화의 원인은 중국 패널 업체들의 급부상으로 인한 TV용 LCD 패널 가격의 하락이다. 시장조사기관 위츠뷰가 공개한 ‘월간 패널가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32∼65인치 LCD TV 패널 평균 가격은 161달러로, 가격이 가장 높았던 지난해 6월 평균 201달러와 비교해 19.9% 줄었다. LCD 패널은 LG디스플레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품목이다.

중국 업체들은 LCD 패널 생산을 늘리고 있다. BOE(京東方科技集團·징둥팡과기그룹)는 지난해 12월 10.5세대 공장 가동을 시작했고 HKC, CSOT, 폭스콘 등도 10.5세대 라인 가동을 앞두고 있어 대형 LCD 패널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업체들이 10.5세대 라인을 정상 가동하는 데 얼마나 걸릴 것인지가 패널 가격 하락 속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BOE가 대형 LCD의 불량률을 떨어뜨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며 “시장의 우려만큼 과잉 공급이 되진 않아 LCD 패널 가격은 1분기 이후 더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 강세 영향도 컸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질 때(원화가치 상승)마다 300억 원의 영업 손실이 발생한다.

LG디스플레이는 OLED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과제다. 이미 LCD 경쟁 과열을 예상하고 무게중심을 OLED로 옮겼다. 2020년까지 OLED 판매 비중을 현재 10% 수준에서 40%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형 OLED 패널을 양산하는 곳은 현재까지 LG디스플레이뿐이라 OLED를 탑재하는 TV 브랜드를 늘리는 것이 숙제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올해 대형 및 중소형 OLED를 중심으로 9조 원을 투자해 OLED로의 사업 전환을 가속화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OLED를 170만 대 팔았고, 올해 250만∼260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평균 가격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OLED 패널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수익성을 최대한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 플라스틱OLED(POLED)에 대해서는 “구미의 E5 생산성 안정화를 진행 중이고, 파주의 E6는 올해 3분기부터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하반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OLED TV를 출시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 올해 3분기부터는 TV용 OLED 패널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부터 양산하는 중소형 POLED를 애플에 납품하면서 수익성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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