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열 기자의 CAR & TRACK] 매력적인 디자인과 주행 능력, 관건은 가격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6일 05시 45분


올 뉴 크루즈 디젤의 1.6리터 CDTi 엔진은 총 700만km가 넘는 실주행 테스트를 통해 내구성과 효율성에서 최적의 퍼포먼스를 발휘하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조합된 3세대 6단 변속기는 효율성과 가속 성능을 높여 운전의 재미와 연비를 두루 만족시킨다. 사진제공|쉐보레
올 뉴 크루즈 디젤의 1.6리터 CDTi 엔진은 총 700만km가 넘는 실주행 테스트를 통해 내구성과 효율성에서 최적의 퍼포먼스를 발휘하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조합된 3세대 6단 변속기는 효율성과 가속 성능을 높여 운전의 재미와 연비를 두루 만족시킨다. 사진제공|쉐보레
■ 쉐보레 올 뉴 크루즈 디젤 시승기

정숙성 뛰어난 ‘위스퍼 디젤’ 엔진 장착
넓은 실내 준수한 연비, 상품성 뛰어나
6일 가격 발표, 가솔린 부진 만회할까


올 뉴 크루즈 1.6 디젤 모델은 쉐보레의 2017년 마지막 신차다. 올해 이렇다할 히트 모델을 내놓지 못한 한국지엠은 올 뉴 크루즈 디젤 모델이 시장에서 새로운 상승세를 이끌 마중물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쉐보레가 1월 야심차게 출시한 올 뉴 크루즈 1.4 가솔린 모델은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무엇보다 타이밍과 가격이 문제였다. 생애 첫 차로 소형 SUV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준중형 세단은 예전만큼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경쟁차와 비교해 400만원(초기 모델, 3월 200만원 인하)이나 높은 가격을 책정해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았다.

올 뉴 크루즈 디젤은 어떤 매력으로 떠나갔던 젊은 고객들의 마음을 돌이킬 수 있을까. 서울 마포에서 양주까지 왕복 90km 구간에서 올 뉴 크루즈 1.6 디젤 모델을 시승했다.

● 디자인, 실내 공간, 인테리어는 합격점

올 뉴 크루즈 가솔린과 디젤 모델은 디자인에서는 차이가 없다. 디젤 모델임을 표시하는 엠블럼만 다르다. 8개월 만에 시승을 위해 다시 만난 올 뉴 크루즈의 디자인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경쟁 모델인 현대차 아반떼보다 강인하고 단단해 보이는 이미지에 전체적으로 유럽 감성이 물씬 풍긴다. 실내 인테리어도 준중형 치고 고급스러운 편이다.

차급을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실내 공간도 넓다. 기존 모델 대비 휠베이스는 15mm, 전장은 25mm 늘어났는데 실제로 보면 중형차로 보일 정도다. 역시 상품성 보다 가격이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 파워와 정숙성은 만족, 연비도 준수

올 뉴 크루즈 디젤은 GM의 최신 1.6리터 CDTi 디젤 엔진과 3세대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최고출력 134마력, 최대토크 32.6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고속도로와 와인딩 로드로 이뤄진 시승 코스에서 경험한 올 뉴 크루즈 디젤의 주행 성능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일단 엔진은 이미 트랙스에 적용되며 검증을 마쳤다는 점에서 신뢰가 간다. 유럽에서 ‘Whisper Diesel’(속삭이는 디젤)이란 별칭이 붙을 정도로 성능 대비 정숙성이 뛰어난데, 올 뉴 크루즈 디젤 모델도 그 성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시속 130km까지는 막힘없이 가속되며 파워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가파른 언덕길에서도 원하는 만큼의 순발력을 발휘했다. 가솔린 모델(153마력)보다 출력은 낮지만 최대토크(가솔린 24.5kg.m)가 높아 가속력은 시원시원하다. 물론 그 이상의 고속 주행에서는 한계가 드러난다. 정숙성은 차급 대비 만족스럽다. 특히 급가속시의 엔진 소음이나, 고속 주행시의 풍절음은 잘 억제되어 있다. 차체의 74.6%에 고강도 재질을 적용해 기본적인 차체 강성을 높인 덕분에 고속 주행과 고속 코너링에서의 안정감도 높은 편이다.

디젤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인 연비도 준수한 편이다. 공인 복합 연비는 16.0km/L. 실연비는 운전 성향에 따라 편차를 보였다. 연비를 의식하지 않는 펀 드라이빙을 할 때는 14∼15km/L 사이를, 급가속과 급제동 없이 도로 흐름에 따라 정속 주행을 할 때는 17km/L 수준의 실연비를 기록했다. 기본 적용된 스타트&스톱 기능도 연비 향상에 도움을 준다.

스티어링휠의 조향 감각은 개인적인 성향이 반영되는 부분이지만 기자의 경우 다소 아쉬웠다. 랙타입 프리미엄 전자식 차속 감응 파워스티어링(R-EPS) 시스템을 적용했는데, 고속 코너링에서 조금 더 타이트한 반응을 해주기를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느렸다.

전체적인 상품성은 갖추고 있지만 역시 관건은 6일 공개되는 가격이다. 만족스러운 연와 주행 성능을 갖춘 것은 확인 됐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릴 결정적 한 방은 역시 가격에 달려있다.

양주|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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