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규제 역차별’ 작심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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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고양’ 정식 개장
‘가구전문점’ 등록한 이케아 ‘月2회 휴업’ 영업규제서 빠져
복합쇼핑몰과 형평성 문제 지적

24일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에 복합 테마형 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이 문을 열었다. 개장 첫날 어린이 체험 테마파크 ‘토이킹덤’ 매장이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고양=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4일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에 복합 테마형 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이 문을 열었다. 개장 첫날 어린이 체험 테마파크 ‘토이킹덤’ 매장이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고양=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쉬라면 쉬어야 한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케아는 왜 안 쉬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이 24일 정부의 허술한 규제로 인한 ‘역차별’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 ‘스타필드 고양’ 개장식에서였다. 그룹 차원의 잔칫날이었지만 정 부회장의 ‘작심 발언’에는 거침이 없었다.

정 부회장은 “복합쇼핑몰 규제가 시행되면 법 테두리 안에서 열심히 하는 게 기업인의 사명”이라고 단서를 달면서도 답답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정 부회장이 거론한 이케아는 글로벌 최대 가구유통기업이다. 스타필드 고양에서 5km 떨어진 곳에서 롯데아울렛과 함께 10월 문을 열 예정이다. 생활용품 전반을 판매하지만 가구전문점으로 등록돼 있다.

정부는 동반성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목적으로 내년 1월부터 ‘복합쇼핑몰 월 2회 영업제한’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방안대로라면 스타필드는 개장한 지 6개월도 안 돼 격주마다 문을 닫아야 한다. 반면 이케아는 이런 규제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정 부회장은 일자리의 근간이 되는 투자가 ‘올 스톱’되고 있는 상황에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신세계그룹은 2015년 경기 부천시 상동 영상문화산업단지에 복합쇼핑몰을 짓기로 했다가 백화점으로 계획을 축소했다. 인근인 인천 부평구 상인들의 반대 여론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인들이 백화점 건립마저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만수 부천시장이 23일 신세계에 “30일까지 토지를 매입하라”는 최후통첩을 했다.

정 부회장은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그는 “일단 (부천·인천)지역 단체장끼리 갈등이 해소돼야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닌가. (백화점 건립) 기회를 주면 열심히 하고, 기다리라고 하면 끝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갈등 해결 기미가 없는 만큼 이달 말까지 토지 매매 계약을 맺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세계는 최악의 경우 사업을 접는 출구전략까지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 부회장은 “(온라인 쇼핑몰과 관련해) 연말 전에 깜짝 놀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해외 진출에 대해서도 내년 상반기(1∼6월)에 중요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스타필드 고양의 사전 개장 기간인 17∼23일 방문객은 45만 명이었다. 규모가 더 큰 스타필드 하남의 지난해 사전 개장 때보다 10% 정도 많다.

고양=정민지 기자 j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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