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보며 AI스피커에 “상품 주문해줘”… 대화형 커머스 성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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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하반기 서비스 상용화 예정


“지금 나오는 방송 상품을 주문해줘.”

소파에 누운 채 인공지능(AI) 스피커에 말을 하자 홈쇼핑에서 방송되는 상품의 상세 정보가 TV에 뜬다. “1번 상품”이라고 하자 주문 내용이 담긴 메시지가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 리모컨을 누르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볼 필요 없이 목소리만으로 홈쇼핑 상품을 주문하는 모습이다. 당장 올 하반기(7∼12월)에 이런 서비스를 만날 수 있다.

오세영 KTH 사장은 5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KT의 AI 스피커 ‘기가지니’와 연동해 말로 홈쇼핑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대화형 커머스 서비스를 올 하반기 출시한다”고 밝혔다. 기가지니는 올해 1월 KT가 세계 최초로 인터넷TV(IPTV)와 AI를 융합해 만든 상품이다. 최근 가입자 10만 명을 넘었다.

KTH는 T커머스(데이터 홈쇼핑) 서비스인 ‘K쇼핑’을 운영하고 있다. T커머스는 TV홈쇼핑과 유사하지만 생방송이 아니라 미리 제작한 영상을 내보낸다. 소비자들은 T커머스 방송을 시청하다가 리모컨으로 상품 정보를 검색하고 주문을 할 수 있다. TV홈쇼핑보다 양방향 소통을 더 강조한 서비스다.

K쇼핑이 기가지니를 융합한 K쇼핑의 대화형 커머스는 리모컨을 음성으로 대체하는 개념이다. 시청자가 보고 있는 상품의 세부 정보를 확인해 주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상품을 검색하고 추천받을 수도 있다.

다만 결제까지 음성으로 할 수는 없다. 상품을 선택하면 기가지니와 연결된 스마트폰에 인터넷주소(URL)가 포함된 메시지가 도착한다. 이곳에 접속해 모바일 결제를 하는 방식이다. 오 사장은 “향후에는 한 번만 목소리를 등록하면 음성으로도 계속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은 AI를 통한 쇼핑 플랫폼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AI 스피커는 2014년 미국 아마존이 출시한 ‘에코’가 시초다. 아마존에서 쉽고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고안한 덕에 전 세계적으로 510만 대 넘게 팔렸다. 올 4월에는 적합한 의상을 골라주는 AI 스피커 ‘에코룩’도 나왔다. 의상 판매를 유도해 쇼핑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알리바바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제품 구매를 할 수 있도록 돕는 AI 스피커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의 AI 서비스 ‘누구’가 올해 3월 쇼핑 기능을 추가한 게 대표적이다. 음성을 통해 11번가가 선정한 ‘오늘의 추천상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11번가 계정과 결제 정보를 등록해주면 “결제해줘”라는 한마디만으로 결제까지 가능하다.

김정현 KTH 온라인사업본부장은 “음성 기반의 대화형 커머스는 글로벌 트렌드다. 각 기업들은 PC와 스마트폰 위주의 기존 쇼핑 습관을 AI를 통해 바꾸도록 혁신적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ai스피커#대화형 커머스#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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