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IB-글로벌-디지털’ 3박자 스텝

  • 동아일보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2020 프로젝트’ 위한 조직개편 발표

《 신한금융그룹이 2020년 아시아의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이 나왔다. 올해 3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60)이 취임 후 첫 일성으로 발표한 ‘2020 프로젝트’의 윤곽이 나온 것이다. 신한금융은 자본시장과 글로벌, 디지털 등 3가지 사업부문을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보고 이에 맞춰 조직을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는 사업부문을 지주사 중심으로 통합 관리해 시너지를 높인다는 게 핵심이다. 저금리 등으로 국내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해외 사업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신한금융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쟁력 강화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조 회장은 올해 3월 취임 직후 “신한금융을 2020년까지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한금융은 곧바로 그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이번에 결과물을 내놓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업부문의 계열사 간 통합이다. 지주, 은행, 카드, 금융투자(금투), 생명 등 5개 계열사들을 묶고 자본시장, 글로벌, 디지털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부문장을 신설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복수의 사업을 하는 등 비효율이 발생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 이를 통합하면 고객들에게도 더 좋은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 부문에서는 계열사 간 통합으로 자금력을 키워 대규모 기업투자(IB)에 뛰어드는 것이 가능해졌다. 기업투자금융(CIB) 사업부문에 글로벌을 더해 그룹&글로벌 IB(GIB) 사업부문을 만들었다. 기존에 은행과 금투 중심으로 소극적으로 국내 사업을 하던 것에서 벗어나 굵직한 해외 사업까지 노린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그룹 손익의 8%에 그쳤던 자본시장 비중을 2020년 14%까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글로벌 사업부문도 대대적으로 칼을 댔다. 먼저 글로벌 사업부문을 매트릭스 체제로 구축했다. 계열사들을 총괄하는 글로벌 사업부문장을 선임한 동시에 계열사들이 진출한 국가에 ‘통합 수장(Country Head)’ 자리를 만들었다. 책임과 관리, 계열사 간 시너지 등 ‘세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겠다는 계획이다.

조용병 회장
조용병 회장
조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 7%인 해외사업 손익 비중을 2020년 20%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현재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등 아시아 13개국에 139개 지점과 법인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을 연결하면 ‘아시아 벨트’가 된다”며 “이미 일본에서 지난해 5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디지털도 주요한 사업 축으로 삼기로 했다. 지주와 각 계열사에 최고디지털총괄임원(CDO)을 만들었다. ‘CDO 협의회’를 운영해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사업의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디지털 전문가 조직으로 구성된 디지털혁신센터와 디지털 연구실도 만들어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디지털 핵심 분야를 연구하기로 했다.

금융업계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의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신한금융과 KB금융은 ‘1등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KB금융은 7850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 신한금융(6220억 원)을 앞설 것으로 전망됐다. 분기 순이익 기준으로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제치는 것은 2015년 1분기 이후 2년여 만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각 사업부문에 책임자를 앉히고 시너지를 강구하게 했다”며 “촘촘한 그물망을 짜서 수익을 최대한 건져 올리는 전략으로 국내외에서 리딩 금융회사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라고 분석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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