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킹, 인증서 족쇄 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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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銀 국내 처음… 액티브X도 없애… 로그인만으로 500만원까지 이체
보안 점검 끝내… 사기 모니터링도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1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새 인터넷뱅킹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제공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1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새 인터넷뱅킹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제공
한국씨티은행 인터넷뱅킹에서 공인인증서가 사라진다. 인증서 없이 계좌 조회나 이체 등을 할 수 있는 ‘무(無)인증서’ 인터넷뱅킹을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선보인 것이다. 다른 은행의 인터넷뱅킹 서비스도 인증서 족쇄를 풀지 주목된다.

박진회 씨티은행장(60)은 1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공인인증서를 쓰지 않는 새 인터넷뱅킹을 소개했다. 이 서비스는 고객들이 불편해했던 공인인증서, 액티브엑스를 없앤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아이디(ID)와 비밀번호로 인터넷뱅킹 계좌에 로그인해 500만 원까지 이체 등을 할 수 있다. 500만 원 이상의 거래에는 일회용비밀번호(OTP)나 보안카드가 필요하다. 이때도 공인인증서는 필요 없다. 단, 고객이 원하면 공인인증서도 쓸 수 있다.

공인인증서의 족쇄가 풀리면서 쓰임새도 훨씬 넓어졌다. PC나 스마트폰 등 다양한 매체나 크롬, 사파리 같은 익스플로러 이외의 브라우저에서도 편하게 인터넷뱅킹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보안이다. 씨티은행은 사전 감시와 사후 책임을 강화해 공인인증서의 빈자리를 보완할 계획이다. 김민권 씨티은행 디지털뱅킹부 부서장은 “정부가 인증하는 보안회사의 점검을 마쳤다. 씨티그룹은 이상 거래를 포착하는 글로벌 사기예방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별로 공인인증서 사용, 해외 인터넷주소 차단 등을 선택할 수도 있다.

‘무(無)인증서 전략’은 씨티은행의 디지털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이 은행은 지점 80%를 축소하는 대신 대형 점포를 열고 디지털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새로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에 인터넷뱅킹까지 손질했다. 박 행장은 “한국의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용률이 지난해 52%로 세계 1위였고 급속도로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지점 이용은 5%였다”라고 말했다.

씨티은행 노조는 이 같은 변화에 부정적이다. 노조 측은 “지점을 줄이고 콜센터로 직원을 보내는 것은 인력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의미”라며 반발했다. ‘결국 한국에서 사업을 접는 것 아니냐’는 철수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 행장은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 노조와 계속 대화하고 있다. ‘철수가 아니다’라고 몇 번이고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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