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2기 출범… ‘스마트 포스코’로 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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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주총서 연임 최종 확정


“향후 50년의 성공 역사를 위해 신성장 분야에서 경쟁력을 새로 확보하고 스마트 산업(Smart Industry) 육성을 역점 과제로 추진하겠습니다.”

10일 공식적으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67·사진)이 스마트 산업을 새로운 화두로 던졌다. 포스코는 이날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제49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권 회장의 연임을 최종 결정했다.

주주총회에 이어 기자들과 만난 권 회장은 “새로운 50년의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1968년 포항종합제철로 문을 연 포스코가 설립 50년을 앞둔 가운데 철강 산업을 뛰어넘어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고민이다.

스마트 산업을 그 해답으로 내놓은 권 회장은 “그룹의 전체 구조를 재편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생산 시설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을 융합해 생산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스마트 빌딩과 스마트 도시를 구축하고 스마트 에너지를 공급하는 새로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최근 독일 지멘스사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사를 잇달아 방문한 권 회장은 이들 기업과 함께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포스코가 개발한 스마트 플랫폼이 있는데 이들 회사가 개발한 플랫폼들과 서로 호환하는 방안들을 논의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해외 기업과 협력해 포스코를 먼저 스마트 공장으로 구축한 뒤에 철강은 물론이고 다른 제조업체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전략이다.

신사업을 위해 국내외의 다른 기업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권 회장은 “그룹 안에 10조 원 정도의 투자 여력이 있지만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가 모자라는 상황”이라며 “대규모 신사업을 위해 기술을 주고받거나 돈을 주고 도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등이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는 흐름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포스코의 후판 제품에 6.82%의 반덤핑 예비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또 열연강판 제품에는 반덤핑 관세율 3.89%, 상계 관세율 57.04% 등 모두 60.93%의 ‘관세 폭탄’을 던졌다.

권 회장은 “미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면서 풍선효과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이런 경향이 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10여 년간 큰 통상 문제가 없어 대비가 소홀했던 측면도 있다며 미국 워싱턴에 통상사무소를 열고 외부의 통상 전문가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이달 말 미국 상무부가 최종 확정하는 한국산 후판 반덤핑 관세가 열연 제품처럼 60% 수준에 이른다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3년 전 회장에 선임될 당시 최순실 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권 회장은 “최순실 씨와 나의 직접적인 관계가 나오지 않으니 집사람이 역할을 했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100% 허위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권 회장은 “안종범 전 수석이 포스코에 여러모로 관여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 영향력이 최소화되도록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포스코 이사회는 2015년부터 사외이사로 활동해 온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권오준#포스코#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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