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이 8일 “대우조선해양은 2분기(4∼6월)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동성 위기인 대우조선에 자율 협약 체결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나돌자 대주주인 산은이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산은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의 가장 큰 문제인 유동성 부족 해결을 위해 관계 당국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대우조선은 현재 난항인 앙골라 소난골 드릴십 인도 협상과 ‘수주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장은 “소난골 협상은 유가가 상승하면서 분위기가 나아지고 있고 방산 분야에서도 큰 딜(Deal·계약)을 준비 중”이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회사채 만기에 따른 자율 협약 체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떠한 선택도 예외가 될 순 없다”라면서도 “시장에 혼선을 주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올해 만기인 회사채 9400억 원 때문에 대우조선을 정리하는 선택을 하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이 1년만 더 견뎌 준다면 올해 남은 114척을 정상적으로 선주에게 전달해 23조4000억 원을 회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매각을 앞둔 대우건설에 대해서는 “시장이 생각하는 불확실성을 없애 건강한 매물로 재탄생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매각이 무산된 산은캐피탈 역시 “당장의 매각보다는 시장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매물로 만드는 게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 당시 일각에서는 “잔존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은데 손을 뗐다”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당시나 지금이나 혈세를 마구 투입할 수 없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 중요한 결심은 세월이 지난 뒤 제대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올해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도 힘쓸 계획이다. 유망 중견기업 200곳에 특별자금 등을 지원하는 ‘KDB 라이징스타 200’과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진출 확대, 국제금융기구와의 협업을 통한 시장 개척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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