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갤노트7 발화 원인 발표에 의문, 다른 원인으로 문제될 우려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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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24일 09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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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 갤럭시노트7
사진=삼성 갤럭시노트7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갤노트7)의 발화 사고 원인을 배터리 결함으로 발표한 것과 관련, 2차 전지 전문가인 박철완 박사는 다른 요인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그는 배터리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문제가 될 우려를 크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철완 박사(전 전자부품 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는 24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삼성의 갤노트7 발화 원인 발표 내용에 대해 “삼성전자 측이 휴대폰 본체하고 배터리를 분석을 해서 발화율이 흡사했기 때문에 배터리 문제라고 결론을 먼저 내렸다”며 “그 다음에 배터리 문제가 무엇이 있을까에 대해서 그쪽 방향으로 집중적으로 분석을 했더라. 그런데 그것은 원인을 규명했다기보다는 몇 가지 케이스 스터디를 발표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박 박사는 발화사고에 대한 삼성의 접근 방법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원래 이 사건을 접근할 때는 최악 경우에 원인이 규명될 수 없다는 것까지도 각오하고 갔어야 된다. 그러면 보통 이런 경우에 잠재적 설계결함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써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발표에서는 배터리 관련돼서 이러이러한 경우에 발화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런 것이 발표가 됐다. 또 (갤노트7 발화 원인을 발표한 삼상전자 고동진)사장이 자꾸 재현이라는 말을 했는데 그분이 말한 건 재현이 아니라 발화가 됐다는 걸 발표한 거고 사건에 대해선 재현된 게 없다”며 “추가적으로 말하자면,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적인 방법이 하나 있다. 완제품 단위에서 가속 스트레스 테스트라는 게 있다”고 부연했다.

박 박사는 가속 스트레스 테스트에 대해 “단순하게 온도라든지 조건을 가혹 조건으로 하는 게 아니라 완제품 단위에서 실사용 조건 하에서 사람들이 폰을 가지고 이 폰의 수명이 끝날 때까지 아주 가혹하게 스트레스를 다양한 방식으로 걸어서 일어날 수 있는 대부분의 가능성을 검증하는 방식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측은 가속 스트레스 테스트를 간과해 배터리 결함 외 다른 요인이 있을 여지를 남겨놓았다는 것. 박 박사는 이를 우려하며 “(삼성이)발표한 내용에서도 자신들이 이러이러한 요인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발표한 게 그것의 관례라고 할 수 있는 사건 사례들이 상당히 많다. 가령 ATL만 하더라도 양극재 쪽에 문제가 있었다고 했는데 국내에서 최초로 보고가 됐던 사건 사례의 발화시점 자체가 전혀 다른 쪽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 박사는 “이건(가속 스트레스 테스트)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이다. 보통 선진적인 휴대폰 업체들이 많이 하고 있다. 그리고 갤럭시 쪽이 발표하기 전에 LG전자에서 G6발표를 하면서 살짝 이야기를 했던 부분이 있다. 바로 그쪽에서도 자신들이 하겠다고 하는 게 완제품 상에서 가속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겠다고 한 것인데, 이걸 하게 되면 신뢰성이 확 올라가서 안전성에 대해서 어느 정도 믿을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박철완 박사는 곧 출시될 갤럭시에스8의 안전성에 대해 “완제품 단위의 가속 스트레스 테스트의 노하우가 삼성전자가 지금 어느 정도 쌓여 있는지 본인들이 아직 밝히진 않았다”며 “주어진 시간 내에서 완제품 단위의 가속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혹시라도 찾지 못할 수 있는 설계결함까지도 미리 더 커버를 하고 발표를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사고)가능성을 줄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충고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수습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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