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주가 거품 빼기’ 나선 증권사들 왜?

  • 동아일보

당국, 실제주가와 차이 공시 추진에 BGF리테일 50% 등 대폭 내려

 국내 증권사들이 상장사 목표 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증권사 목표 주가와 실제 주가 차이를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증권사들이 목표 주가의 ‘거품 빼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IBK투자증권은 내수 부진 우려가 커지자 식품 제조사 오뚜기의 목표 주가를 110만 원에서 87만 원으로 21% 하향 조정했다. 증권사들은 통상 개별 종목의 매출과 성장성 등을 반영해 1년 후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가의 최댓값을 목표 주가로 제시한다. 증권사들은 편의점 브랜드 BGF리테일 목표 주가를 내수 부진 우려와 최근 무상증자 여파를 반영해 50% 가까이 내렸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중국 내 매출 감소가 커진 중국 관련주들의 목표 주가도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KB증권은 식품업체 오리온의 중국 법인 실적 위축이 우려된다며 목표 주가를 95만 원에서 72만5000원으로 대폭 내렸다.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은 화장품 제조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목표 주가를 10% 넘게 낮췄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들은 상장사와 투자자들의 반발 등을 우려해 목표 주가 하향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보고서의 목표 주가와 실제 주가 사이의 괴리율을 공시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증권업계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당국의 의도에 맞춰 목표 주가를 예전보다 보수적으로 책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증권사#목표주가#bgf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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