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전쟁(錢爭)’ 중국 vs 박삼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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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업 3곳, 본입찰 서류 제출… 채권단, 13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금호타이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중국계 기업들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대결로 좁혀졌다.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의 자금 확보 여부에 따라 금호타이어의 진로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금호타이어 적격 인수 후보 5곳 중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 인더스트리(SAIC), 더블스타, 지프로 등 중국계 회사 3곳이 매각 주간사회사인 크레디트스위스에 본입찰 서류를 제출했다. 최고 입찰 가격은 1조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적격 인수 후보였던 인도의 아폴로타이어와 중국의 링룽타이어는 응찰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13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의 진로는 중국 기업의 손에 넘어가거나 박 회장의 품에 되돌아가는 방안으로 압축됐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다시 가지려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야 한다. 박 회장이 한 달 안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써 낸 가격 등의 조건을 수용하고 채권단에 자금 조달 계획을 밝히면 된다.

 하지만 박 회장이 약 1조 원으로 예상되는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금호타이어는 중국 기업에 넘어간다. 여유 자금이 많지 않은 박 회장은 앞서 채권단에 재무적 투자자(FI) 등과 함께 인수하는 방안을 여러 차례 타진해 왔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못 박은 상태다.

 국내 타이어 제조 회사들도 이번 매각 진행 상황을 주시하며 ‘금호타이어발 지각 변동’에 대비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국내 시장 판도부터 글로벌 전략까지 업계 전반에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A타이어회사 관계자는 “중국 켐차이나가 이탈리아의 피렐리를 인수한 뒤 제조 노하우나 유통망 확대 전략 등 고급 정보가 중국으로 많이 넘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를 징검다리 삼아 중국의 값싼 제품이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금력이 빠듯할 것으로 우려되는 박 회장보다 중국 기업의 인수가 오히려 금호타이어에 이득이라는 주장도 있다. B타이어회사 관계자는 “안정적인 자금력을 보유한 중국 기업이 기술, 판매 네트워크를 겸비한 금호타이어를 글로벌 업체로 키울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박창규 kyu@donga.com·이은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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